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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카드모집인 '산재보험' 미가입 권유 논란

'특수고용직' 사각지대 여전… "눈칫밥 신세"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8.11.20 11:55:17

[프라임경제] "지원서를 작성하는 데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가 붙어있더라고요. 지점장한테 물어보니 어차피 다쳐도 보상 못 받는다면서 신청하라고 하더군요. 앞에서 그렇게 말하는데 작성을 안 하기도 그렇고 그냥 별생각 없이 썼습니다. 사실 가입 가능한 지도 몰랐거든요." - 신한카드 카드모집인 A씨

신한카드(대표 임영진)가 카드모집인과 계약 시 작성하는 지원서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일체형으로 끼워 넣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카드 카드모집인 지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가 일체형으로 돼 있다. ⓒ 프라임경제

신한카드 측은 "지난 2016년 카드모집인이 산재보험 가능 직종에 포함됐을 당시 모집인 중 10%가 스스로 가입했지만, 이후 혜택받은 이도 없고 현재 7%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평균 근속기한이 3개월 정도로 짧고 본인부담금이 매월 4500원가량이라 부담스러운 탓에 가입하지 않으려 한다"고 언급했다.

또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카드모집인들이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게끔 하라고 교육한 적은 없다"며 "만일 산재보험 미가입을 강요하는 직원이 있다면 그건 그 직원 잘못으로, 시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아예 촉탁 계약서에 같이 첨부된 채 서명하게 돼 있는 건 누가 봐도 그 의도가 다분한 것 아니냐"며 "이는 정부 정책에도 반하는 행위. 카드모집인들에게 선택할 권리를 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고' 산재보험료, 사측과 50%씩 부담

문제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는 신한카드뿐 아니라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카드모집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촉탁계약 시 일체형 또는 별도 용지로 제공, 카드모집인들은 비용 부담으로 가입을 원치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내용을 알지도 못한 채 사인한다거나 사측의 눈치가 보여 신청을 안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로는 영업 규제와 온라인을 통한 카드 발급 증가로 카드모집인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이 의무화되면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카드모집인 수를 더 감축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카드모집인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수고용직)여서다. 특수고용직은 용역·도급 등의 형태로 계약을 맺는 개인사업자로, 노동관계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받을 필요가 있어 특별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해 산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산재보험에 가입하면 민간보험에는 없는 △휴업급여 △상병보상연금 △장해보상연금 △유족보상연금 지급 등 사고 발생에 따른 소득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특수고용직들은 근로자였다면 고용주가 부담해야 할 4대보험, 퇴직금 등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면서도 사용자들의 실질적인 지휘·통제만 받는 실정이다.

정부는 근로자도, 자영업자도 아닌 개인사업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힘써왔다. 특히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산재보험료를 사업주가 100% 부담하는 일반 근로자와 달리 특수고용직은 사측과 50%씩 내야 하기 때문에 이 비용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카드모집인의 경우 산재보험 가입 시 최소 월 3070원의 보험료를 부담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일반 근로자는 사측이 의무 가입해야 하지만 특수고용직은 별도로 적용제외 신청 시 가입하지 않을 수 있어 자의 반 타의 반 가입률이 저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측면에서는 산재보험료에 대한 부담은 물론, 산재발생률이 높은 기업으로 분류될 시 기업활동에 불이익을 받아 이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은 단체보험에 가입, 산재보험이 필요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산재가입률 12.56%… 정부 "적용제외 사유 제한할 것"

현재 산재보험 가입 가능한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학습지교사 △택배기사 △신용카드모집인 등 9개 직종의 가입률을 살펴보면 10% 미만에서 초반 정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산재보험 가입 가능 직종 노동자 총 47만7835명 중 가입자는 6만2명(12.56%)에 그쳤다. 사업장에 소속되지 않는 특수고용직 특성상 노동자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점을 감안하면 가입률은 더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 가운데 신용카드 모집인은 전체 1만5025명 중 산재보험 가입자 수가 2648명(17.6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수고용직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간편하게 작성할 수 있다. 기업 측은 대부분 산재보험 가입을 원치 않아 하는 특수고용직들의 편의를 위해 신청서를 회사 차원에서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특수고용직들은 "우리는 근로 시간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설령 다치더라도 보상받기 힘들다" "A보험사는 1년에 한 번씩 설계사들에게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돌린다. 무언의 압박이 있긴 하지만 비교적 자유롭게 선택하는 편"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걸 보니 기억에는 없지만 제외 신청서를 작성했나 보다"는 등의 견해를 내놨다.

일각에서는 특수고용직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 확대를 위해서는 보험료 부담 완화, 보험 가입 의무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한다. 

이에 정부도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일례로 특수고용직들이 사업주의 요청에 따라 적용제외를 신청하는 경우를 방지하고자 현재 산재보상법상 적용제외 사유를 제한하는 방안을 입법 추진 중이다.

또 올해부터는 회사의 확인 날인이 없어도 산재 신청이 가능해졌다. 사업장별 산재발생 실적에 따라 보험료를 인상 또는 인하하는 제도인 개별실적요율제 인상 한도도 50%에서 20%로 대폭 낮췄다.

정부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한다면 추가 입증이 없이도 산재로 인정하고, 주52시간제로 과로 판정기준을 기존 1주 평균 60시간에서 52시간과 이에 더해진 부담 가중요인을 고려하는 것으로 줄이는 등 산재 심사 절차도 대폭 개선했다.

내년에는 산재보험 가입 가능 직종도 늘릴 방침이다. 기업과 특수고용직들의 이해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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