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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페 맛집'이라 불리는 몇가지 이유… '온 더 플레이트'에 가면

[천국의 뷔페,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③] 이연화 책임셰프 "식재료는 내 자식과 마찬가지"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8.09.21 18:57:04

[프라임경제] 바람 아래 하얀 물결이 부서지고 배가 떠다니는 아름다운 부산 풍경을 앞에 두고 어찌 평범한 음식을 내놓을 수 있을까. 그건 호텔리어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다. 때로 화통한 사업 이야기를, 은근한 사랑 이야기를 나눌 때 함께 드는 음식은 그날의 화룡점정이어야 한다. 그렇게 '맛의 천국(파라다이스)'을 꿈꾸는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의 스토리를 보자. <편집자 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이연화 온 더 플라이트 책임셰프. ⓒ 프라임경제

"이윤보다 가치를 우선합니다."

이연화(48) 온 더 플레이트 책임셰프는 "모든 음식의 베이스는 식재료고 주변에 흔한 야채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같은 지역이라도 종자와 재배법, 가꾸는 토양에 따라 맛과 영양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며 기본재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식재료는 내 자식과 같아 누가 뭐라 해도 좋은 재료는 양보할 수 없다"고 부연한다. 

온 더 플레이트 시그니쳐메뉴로 고객들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은 간장게장은 국내 3대 꽃게산지로 유명한 충남 신지도가 원산지다. 봄철 최상급 알베기 활꽃게는 이맘때가 아니면 금어기로 잡을 수조차 없기에 1년치 사용물량을 한꺼번에 직접 경매를 통해 구매한다. 그럼에도 꽃게는 1인분 재료원가는 전체 메뉴 중에서 세 번째로 높다.

베이징 덕은 전남 장흥의 청정지역인 삼각주(강 또는 하천 물길이 세 갈래로 갈라진 곳에 토사가 쌓여 생긴 평지)에서 키운 유기농오리를 사용한다. 또한 내놓기 바쁘게 빈 접시가 되어 돌아오는 경북 봉화한우 역시 자랑하는 식재료다. 모두가 수소문을 통해 발품 팔아 걷어드린 성과물들.

귀한 식재료 여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호텔업계 최초로 살아있는 참치를 손에 넣기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짊을 꾸려 뱃길 따라 욕지도로 향했다.

눈 앞에서 펄떡이며 헤엄치는 활참치는 보고도 믿기 어렵다. 일반 토마토 5배에 맛을 낸다는 체리토마토를 구하러 일본의 작은 농촌마을까지 가는 발걸음은 그저 기쁘기만 하고, 식도락 천국 마카오와 중국으로 떠나는 미식원정은 설렘으로 가슴이 뛴다.

이처럼 어렵사리 구한 최상급식재료는 수급 여부를 꼼꼼히 따진 다음 그 즉시현지에서 공급계약을 체결한다. 온 더 플레이트가 7성급 뷔페라고 당당히 말하며 '뷔페 맛집'으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의 쿡들이 소속된 식음료부는 호텔 재경부서와 종종 마찰을 빚는다. 다름 아닌 식재료의 높은 단가 탓에 생긴 박한 마진률이 원인. 현재 온 더 플레이트의 코스트는 70%에 달한다. 이를 두고 호텔업계 식음료 전문가들은 "고객 입장에서 충분히 본전 뽑는 구조로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 책임쉐프는 "애초 7성급을 목표로 배를 띄웠다.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이윤보다 가치에 우선을 둬야한다"면서 "원재료의 질적 하락은 상상할 수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그래서일까. 먹고 나면 속이 편해 수경재배 야채요리를 즐기기 위해 주 3회 이상 발걸음을 하는 달골손님이 상당수다. 이런 노력들이 빛을 발하며, 온 더 플레이트는 지난 1년사이 부산지역 호텔뷔페 업장들이 '마의 벽'이라 일컫는 월 10억원 매출을 무려 세 번이나 찍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초 '온 더 플레이트' 셰프들이 최고급 식자재로 알려진 활참치를 구하러 경남 욕지도를 찾았다. ⓒ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뷔페도 다이닝처럼 정해진 코스에 따라 시식

일반적으로 식재료에 있어 다이닝은 희소성, 뷔페는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데 주안점을 둔다. 그런 면에서 보면 온 더 플레이트는 뷔페라기 보단 다이닝에 가깝다. 

구색을 위해 가짓수에 집착하기 보단 계절별 특색 있는 엄선된 식재료들로 구성했다. 마치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코스요리 정찬을 즐기는 느낌이다. 여기에는 100억원을 들여 리뉴얼한 세계적 수준의 인테리어가 크게 한몫 거든다. 특히 육류와 씨푸드, 중식 등 메인요리 종류가 다양하고 비중도 높다. 각각에 섹션에서는 그때그때 눈앞에서 라이브로 조리한다.

이 책임셰프는 "흔히 뷔페를 찾는 고객들 가운데 먹은 것도 없는데 배가 부르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데, 음식 앞에서는 성급함을 누를 줄 알아야 온 더 플레이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며 지치지 않고 음식 본연의 맛을 즐기는 방법을 제안한다.

△셀러드 △찬음식 △스프 △생선요리(스시 등) △육류 △중식 △특미메뉴에 이어 디저트로 캐스팅해야 쉽게 질리지 않고 많이 먹을 수 있다. 순서는  코스요리와 동일하며 차례는 지키되 개별 스테이션마다 차려진 갖가지 요리들을 선택적으로 맛보면 된다.

그는 "일반적으로 메인 요리는 무겁고 입안에 여운이 오래 남아 시작부터 즐기다간 오히려 본전도 건지기 힘들다"며 "온 더 플레이트는 고객의 동선 왼편을 따라 음식을 배열해 최대한 다양한 요리를 드실 수 있게 설계했다"고 말한다.

이 책임셰프는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에서만 올해로 21년 째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 중 베테랑. 냉음식주방, 홀담당, 뷔페, 찰리스, 닉스앤그릴 등 당 호텔의 인기업장을 두루 거치며 온 더 플레이트 오픈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다.

그는 "업장 오픈은 요리사에게는 최고의 영광"이라면서 "동분서주 식재료 개발을 위해 1만5000여km를 함께 누벼온 파라다이스 부산 동료 쿡들의 노력이 성공에 밑거름이었다"며 그간에 이룬 모든 공로를 동료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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