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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식 진구의장 "부산 최초 구의원 민원실 운영할 터"

"전임 구청장 위법행위 반드시 털고 가…이미 활시위 당겨져"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8.08.05 20:54:29

[프라임경제] "주민 민원해결 창구로 '구의원 민원실'을 운영할 겁니다."

시의원 공천권을 동료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한급수 아래로 평가 받는 구의원 재선에 도전한 인물이 있다. 

바로 장강식 부산진구의장이다. 지난 민선 7기 진구의회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동거동락해 온 민주당동료의원들 대부분 승급심사를 통과, 이중에 한명은 구청장으로 세 사람은 시의회로 영전하는데 성공했다.

아쉬움이 남을 법도 하지만 그의 발 빠른 행보를 보면(속내는 어떨지 몰라도) 그렇지도 않다.

형식 깬 '구의원 민원실'과 '진구시설공단' 구상

장강식 부산진구의장. ⓒ 부산진구의회

앞서 4년 간의 의회 경험을 밑거름으로 구민들의 가려운 구석을 짚어내는 '민원 해결사'로 변모했다.

구청을 방문하는 주민들은 자신의 민원을 '어느 부서에 누구 아무개'를 통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부서 여기저기 다이얼을 돌리다 보면 진이 빠지기 일쑤다. 겨우 물어 찾아간 담당공무원들이 설명하는 복잡한 행정용어에 머릿속은 하해지기 다반사.

이에 장 의장은 구청청사 1층에 마련 된 구의회 전용공간에 부스를 설치, 의원(19명)들이 하루씩 당직을 정해 민원인을 맞는다. 주민들 손으로 직접 뽑은 구 의원들이 주민들의 민원해결을 돕는다, 그동안 부산에서는 누구도 시도조차 해 보지 않은 놀라운 구상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진구시설공단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시가 운영하는 부산시설관리공단 축소판으로 보면 된다. 구가 직접 청소대행, 주차단속, 환경미화 등을 자체 운영하겠다는 복안이다.

그간에 뒷돈과 유착의혹이 제기 된 청소대행 건을 떼어놓고만 보면 진구에서 연간 지출하는 비용이 120억원에 달한다. 얼마든지 직영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구청장 12년 장기집권 '적폐청소'

장 의장은 과거 권력형 비리 가운데 중대한 위법은 반드시 털고 가겠다고 말한다. 

그가 겨눈 칼끝은 삼한종합건설이 진구 범전동에 짓고 있는 58층 초고층 '골든뷰 센트럴파크'와 진구청이 민간에 채무보증 한 '부전도서관' 그리고 앞서 시설공단 설립의 단초가 된 청소용역업체 선정비리 등을 향한다.

이 가운데 당초 두 개동 900여세대로 조성된 '골든뷰 센트럴파크'는 진구청과 부산시가 건축행위를 엄연히 제한 한 하천 매립을 허용하면서 세 개동 총 1272개로 늘었고, 얼마전 1순위 청약 경쟁률 93.4대1로 완판 기록을 세워 무성한 뒷말을 남겼다.  

이밖에도 영광도서 앞에 조성된 '고전입히기' 공사비(5억)도 꼼꼼히 들여다 볼 생각이다.

장 의장은 "이 모두가 하계열 전구청장 시절 일어 난 일들로 어이없는 행정이 낳은 결과물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지고 있다"면서 "공사중지 가처분을 비롯해 개발이익에 대한 환수 등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삼선아웃으로 장기집권을 끝낸 하 전 구청장은 불과 퇴임일주일 전에 인사발령을 전격 강행해 진구청노조와 안팎으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장 의장은 "진구는 지난 12년간 전 구청장의 독선과 아집으로 인해 식물의회, 거수기의회, 줄세우기 의회라는 온갖 오물을 뒤집어 쓴 채 모진세월을 견뎠다"고 회상하며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강식 부산진구의장. ⓒ 프라임경제

신임 서 구청장과 허니문은 6개월…견제 활시위 이미 '장전'

하 전 구청장과는 달리 그의 '거수기'로 비아냥 받아온 한국당 의원들과는 해묵은 응어리 씻기에 나섰다. 지선에서 거센 파란물결을 타고 다수당에 올라 전횡(보복)을 휘둘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부의장과 상임위에서 노른자위라 불리는 창조도시위원장 자리를 한국당에 양보했다. 진구의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솔직히 이뻐서 준 건 아니다"라고 속내를 밝힌 그는 "득표율에 따른 배정이고, 이것이 바로 민주적인 결정이다"며 "가급적이면 한국당 의원들 편에 설 테니 우리 한 덩어리가 되자"고 화합의 정치를 주문했다.

민주당 동료 의원이던 신임 서은숙 구청장을 향한 쓴 소리에도 주저함이 없다 

"주민이 바라는 진구 변화에 앞장서 달라"는 그저 그런 격려에 이어 "세상에 똑똑하고 일할 사람 천지다. 행정인의 자세는 무엇보다 청렴이 우선"이라면서 의심과 오해를 살만한 행동은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공무원들에게도 "지난날과 같이 의회가 요구하는 자료제출 요구에 비협조로 일관한다면 과거처럼 매우 불편해 질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허니문 6개월은 지켜보겠지만, 이후로 의회 본연에 충실 할 것이다"며 "이미 감시와 견제의 활시위는 당겨져 있다"고 선전포고를 의미하는 말로 의회와 행정부사이에 팽팽한 긴장감도 예고했다.

그는 자신에게도 "과거처럼 완장정치와 갑질은 없을 것이다.평의원 시절 출근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의장 2년간 외부일정(출장)이 없는 한 반드시 정시 출근할 것임을 내 자신과 약속했고 지켜가고 있다"며 37만 진구주민 대표로서의 다짐도 빼 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앞으로 진구의회는 단순히 놀다 먹고 오는 외유성 해외연수는 없다. 오로지 구정사업과 구청장 공약 등 의정활동과 구체적인 연관성이 있는 경우로만 제한 한다"며 공부하는 의회를 공언했다.

장 의장은 청사 내에서 현재 운영 중인 평생학습관과 청소년예술학교가 이용자와 공무원들이 서로 뒤엉켜서 많은 혼잡을 야기하는 두 곳의 이전을 적극 검토 중에 있다.

또 그동안 진급기회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잦아 구청공무원들 사이에 '기피부서 1호'로 지목돼 온 의회사무국에 인사가점을 부여하는 제도도 고려하고 있다. 

"자칫 제 식구 감싸기로 비난이 일 텐데"라는 물음에 그는 "그간 변방에서 사무국직원들이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은 무엇으로 보상할 텐가"라고 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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