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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복지법에 홀린 전직 교사, 정진영 부산 서구청장 후보

은행원과 구의원 거치며 다진 발전의 꿈…해안경관 활용법 초점 출사표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8.06.06 09:03:42

[프라임경제] "어떤 때는 이렇게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보고 있으면 속이 턱 막힙니다."

정진영 민주당 부산 서구청장 후보. ⓒ 프라임경제

정진영 더불어민주당 부산 서구청장 후보는 부산 풍경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사하중, 동아고를 나와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한 전형적인 '부산 갈매기'인 그는 잠시 경치 감상을 하면서도, 손으로 하나하나 주요 포인트를 짚으며 부산 전경과 그 장점을 압축전달한다. 

어느새 이야기 순서는 이면의 문제점에 대해 술술 풀어나가는 단계로 빠진다.

"앞쪽에 고등어 집하장이 전국 고등어 물량이 여기 다 몰려 들어온다고 보시면 된다. 그런데 막상 이게 고용 창출 기능은 크지 않다. 한복판에 이렇게 있으니 도시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 자, 그러면 이걸 무턱대고 싫어만 할 거냐? 그게 문제다"라는 정 후보는 '풍경과 스토리텔링'을 통한 어시장과 시민 상생을 제시했다.

정 후보는 "내 생각은 이걸 관광특구화해서 관광객들이 신선한 해산물을 직접 사서 맛보고 할 수 있도록 고치면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그런 점을 하나씩 찾으며 서구 발전을 돕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크루즈 들어오는 북항의 꿈, 이제 서구의 시대가 열린다

정 후보는 오랜 세월 전국 해상물류의 핵심이었던 부산 북항이 앞으로 크루즈항으로 변모하는 시대적 변화를 기본상수로 머리에 넣고 서구 발전 더 나아가 부산 발전의 축을 그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서구, 그리고 서부 부산 전반은 앞으로 동부 부산권 못지 않은 천혜의 환경을 베이스로 갖고 있기에 화장이 잘 먹힐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

정 후보의 서부 부산 발전 기본 아이디어는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의 전체 구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더욱이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대단히 높으며 민주당에서 내세운 오거돈 부산시장도 선전하고 있어 선거 승리 가능성이 점쳐지는 때다. 서구 외 다른 구들도 민주당 후보들이 활약하고 있어 부산 전체의 동반 민주당 정치망 구축과 중앙정부의 대대적 지원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정 후보는 "동구 국제여객터미널부터 영도 태종대, 중구 자갈치, 서구 송도해수욕장까지 해안으로 연결돼 있다. 때문에 부산은 '바다'와 밀접한 정책들을 기획하고 실천해야만 발전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문제는 외국인 관광객 상당수는 다른 구 안에서만 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정 후보는 "현재 (국제터미널을 통해 들어온) 외국 관광객 대부분은 서구 쪽으로 넘어오지 않는다. 지금 버스와 택시 뿐인 교통편으로서는 관광객 유인이 어렵다"면서 "동구 크루즈 터미널로부터 서구 송도로 편하게 들어오면서 해안 절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해상택시나 해상버스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영 후보. ⓒ 프라임경제

이런 단기 구상에 부산 북항 발전과 변모를 염두에 둔 중기 혹은 장기 발전 구상까지 합치려면 부산 서구만의 독특한 스토리 발전도 필요하다. 그는 어시장 발전을 통한 다양한 관광 볼거리 구축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마련 중이라며 현재 캠프 내부 사정을 전했다.

정 후보와 그를 돕는 인물들이 주목하는 서구의 자산은 병원, 특히 대학병원급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꿈 같은 환경이다.

인구가 자꾸 줄어요…은행 근무와 구의원 전문성 발휘할 것

부산 서구는 한 지역에 대학병원이 무려 3곳이나 밀집해 있다. 거기다 종합병원까지 포함하면 총 4개의 병원이 있다는 것. 이를 잘 활용하면 '해양관광 및 의료 메카 서구'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정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부연했다.

정 후보는 "정리하자면 우리 서구는 무한 잠재력을 가진 자연환경과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눈 감고 외면한 우리의 장점을 지금부터 눈 뜨고 구체화하면 된다. 그 무한한 잠재력을 이끌어 내고 구체화시켜 획기적 발전을 실현시키는 것이, 저의 작지만 큰 소망"이라고 제언했다. 

그간 부산 서구는 영락의 길을 걸었다. 가까운 근래 십여년간만 한정해 보더라도, 서구의 인구는 2만명이 줄었다는 게 정 후보의 지적이다. 정 후보는 "홀로 사시는 어르신은 3배 가량 늘었다. 청년들은 다른 지역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는 구민도 늘고 있다"면서 주거 문제를 난제로 짚었다.

사는 환경이 좋아지지 않으니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그는 주택은행(현재의 국민은행) 근무 경험과 구의원 이력에서 쌓은 금융·행정제도 연구 경험으로 해결하겠다고 장담한다.  

자금 조달 등 방안을 촘촘하게 짜야 하는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 재생 등의 총체적 숙제를 풀어낼 적임자로 그가 꼽히는 이유다. 다만 그는 그런 정책 중심에는 공공성 강화가 있어야 한다고 짚는다.

정 후보는 “지대가 높은 동네의 낡은 주택에 거주하는 분들을 보면 다 고령화 세대다. 이분들이 자체적으로 주택을 개량하기는 어렵다"면서 해법 마련을 위해 열심히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주거약자법 조항의 구체적 활용이다.

정 후보는 "주거약자법에 따른 기구를 설치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분들이 지역근대화의 주역인 만큼 정부로부터 대가를 돌려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거약자법에 지방자치마다 주거 지원센터를 설치할 근거가 있다. 자치 재원이나 국가 재원으로 주택의 개량을 지원하는 사업이 명문화돼 있다. 하지만 우리 서구에는 기구가 설치돼 있지 않다"면서 상황 변화를 도모하고, 서구의 주거 문제를 혁명적으로 돌파할 뜻을 내비쳤다.

기간제 교사 출신의 도서관 인프라 개선 약속

기자에게 지역 현안을 설명하는 정진영 후보. ⓒ 프라임경제

특히 정 후보는 "폐가 등이 지속해서 증가한다"면서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 사들여서 다른 활용도가 높은 어린이 유희시설, 교육·문화 관련 지원시설이나 노인 여가시설과 같은 여러 활용방법을 마련할 수 있지 않겠나?"면서 높은 언덕 아래 내려다 보이는 옛 주택들을 바라봤다.

도서관 등 교육 문제에서도 서구는 뒤쳐지고 있다는 게 정 후보의 지적이다. 그는 "서구 구민 1인당 활용할 수 있는 도서관 수가 다른 구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다른 지역 2명이 활용할 수 있는 도서관을 우리 서구민은 4명이 이용해야 한다. 거기다 현재 있는 구덕도서관은 오래되고 시설은 낡았다. 또 산지에 있다. 이러니 당장에 아이 교육을 걱정하는 부모들은 교육 인프라가 더 나은 지역으로 이사간다. 이런 점을 모두 뜯어고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은행원 근무 전에 '학교 선생님 경험'이 있다. 부산 금정전자공고에서 일한, 요샛말로 '기간제 교사' 이력이 있는 것.

그는 잠시 일하면서도 "그때 학생들이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함께 노력한 기억이 새롭다"고 회상했다.

기간제 교사이면서도 기능대회 출전을 위해 땀흘리는 제자들과 동고동락하던 정 후보의 부지런함, 그리고 법대와 은행원 출신으로 조례 구상과 연구를 남달리 쉽게 해내던 전문성이 이제 서구청장 자리를 겨냥한다. 정 후보의 수줍은 표정 뒤에는 또 어떤 가능성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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