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국내 의료계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지위를 내세워 하위 의사에게 폭력과 성추행 등을 일삼다 적발 된 사례가 심심치 않게 전해지고 있다. 피해자들 대부분이 인사권을 쥐고 흔드는 권력 앞에 대들 용기조차 내기 어려운 봉직의사라는 점이 그 이유다.
부산 기장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흉부외과 김 과장은 재직 당시 두 번의 인사평가 최하점을 받아 대기발령이 내려졌다. 이후 3개월 재배치 교육 뒤 응급의학과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3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측 이유는 '상호협조하지 않았다는 점', '책임감 결여', '병원명예 실추' 등이었다.
하지만 김 과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양광모 의학원장은 회식자리에서 나를 잘라 버리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다"며 "양 의학원장이 주도해 온 수지상세포 면역치료 임상실험에 대해 바른 말을 한 것 때문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전경. ⓒ 프라임경제
◆정당해고를 주장하는 의학원측 vs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성 해고
김 과장은 양광모 의학원장과 갈등이 시작된데 대해 "내가 수술한 폐암환자가 양 의학원장이 주도한 수지상세포 면역치료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나서 원인 모를 폐렴으로 사망했고, 다른 임상환자 한 명 역시 같은 병으로 사망했다"며 "이때부터 수 년간 정부지원금 수십억 원이 투입된 그 연구에 의문이 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상시험 중 중대한 합병증이나 사망사건이 일어나면 상부기관에 보고 후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원칙인데 병원에서는 한 번도 관련내용을 상부기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또 "이미 7명의 폐암 환자 중에 두 명이 임상시험 중 폐렴으로 사망했고, 3명이 전이된 상황에서, 의학원이 2015년 12월17일 국민일보에 임상시험 참가자 7명 모두 4년 동안 재발이 없다는 허위보도에 아연실색했다"며 주변에 폭로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의학원 측은 "환자에 사망사실을 숨기고 보고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다"며 "의학원은 모든 임상시험 현황과 환자들의 경과에 대해 IRB 수시 보고 뿐만 아니라 식약처에 연 1회 정기적으로 빠짐 없이 보고해 왔다"고 일축했다.
이어 "전이된 환자는 현재 생존해 있고, 임상에 참가한 두 환자가 사망한 시점은 치료 이후 11개월, 2년이 경과한 후로 면역치료와 연관성이 없는 다른 질환(폐렴)으로 사망했다"며 "임상시험 약물과 연관성이 없는 원인으로 환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식약처 즉각 보고사항이 아니며, 이는 김과장의 무지에 따른 억측"이라고 되받았다.
일간지에 나온 홍보기사에 대해서는 양 의학원장이 해당 기자와 사석에서 주고 받은 내용이라면서 따로 반박하지 않았다.
◆부적격자에 대한 정당해고를 주장하는 의학원측에 김과장 반박
해고와 관련된 양측의 주장도 상반된다. 의학원 측은 징계 사유로 먼저 간호사에 대한 인격 모독과 지속적 괴롭힘을 꼽았다. 견디다 못한 간호사 4명(남2, 여2)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런 사실은 고충상담 내용으로도 접수돼 기관으로부터 주의 조치도 받았다는 입장이다.
의학원측은 이외에도 △주임과장 및 기관의 승인 없이 학회 참석 △무단 휴가 △해외 출국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복무규정 불이행 △70만원의 향응수수 견책 △의료기기 사원에게 60만원 리베이트 수수 등 부적절한 의료행위로 병원에 1920만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김 과장은 이에 대해 "남자 간호사 2명은 소방공무원으로, 서울이 집이었던 여자 간호사 1명은 객지생활의 고단함, 다른 한 명은 1년차로 업무에 적응을 못해 자의에 의한 퇴사였다"라며 인격모독이나 괴롭힘 등의 이유를 인정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한 달 전 가족여행을 위해 신청한 연차휴가를 2주 앞두고 인사위원인 주임과장 두 명이 본인들의 학회참가 이유를 들어 불허했다"고 복무규정 위반 이유를 들었다.
이밖에도 향응수수와 관련 주임과장의 2015년 6월 환영회식비로 쓰였으며, 리베이트는 받은 바 없고 현재 위증죄로 소송중이라고 반박했다.
의료사고 부분 또한 "2년 전 수술한 환자이지만 이후 대기발령 징계를 받아, 주치의가 김 원장에게 넘어 간 뒤 발생 된 사건"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 의학을 중심으로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축적해 온 40여년 간의 암 치료 경험과 연구 성과들을 기반으로 진단과 최신 치료법 개발을 위해 지난 2014년 설립한 국가의료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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