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의료용 중입자 가속기 사업이 예산부족으로 표류 중이다.
중입자 가속기는 정상 세포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암세포만 파괴하는 '현존 최고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암과 힘겹게 싸워 온 환자들로서는 부산 기장군에 들어설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에 큰 기대를 걸어왔다. 하지만 당초 2016년 완공 예정이던 센터는 현재까지 건물만 짓고, 시설·장비 없이 텅빈 채 남아 있다.
해당사업은 지난 2010년에 1950억원 예산을 책정하고, 국비 700억원, 부산시와 기장군 각 250억원, 한국원자력의학원 750억원을 분담해 편성했다. 하지만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분담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업은 장기간 답보 상태를 이어 왔다.
현재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의 2차 공모 끝에 서울대병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정부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경실련은 "수년간 적자에 허덕여 온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처음부터 민자 유치를 통해 분담금을 마련 할 계획이었고 정부도 이 사실을 모를 리 없었을 것"이라며 "수익성 문제로 연구개발(R&D)에서 치료기기 도입 쪽으로 사업을 변경하면서 시간과 혈세만 낭비한 꼴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이 서울 연세 의료원이 2020년 목표로 중입자 가속기 도입을 결정해 국내 선점마저 빼앗겼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과 정부가 조율 중인 것을 두고 경실련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은 750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운영권 최소 10년 보장과 매년 운영비 일부 별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2차 공모를 냈다"며 "이는 자칫 정부와 부산시·기장군의 혈세가 서울대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사업 추진 과정에서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을 비롯해 지역 의료계가 소외된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