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80% 중반을 훌쩍 넘기며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오랜만에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도 분위기가 달아오르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뜰뜬 상황에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한사람이 있다. 바로 이재강 전 더민주당부산시당 상임선대본부장이다.
그는 19대 대선에서 시당 상임선대본부장을 맡아 부산지역 표심몰이에 나섰다. 전쟁의 선봉에 서서 승리하고도, 정작 유권자 다수가 절대 보수층인 자신의 지역구에서 패배 결과가 나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는 지난 19·20대 총선에서 부산 서·동구에 두 번 출마해 모두 고배를 마신 바도 있다. 지난 5년간 거의 매일 산비탈인 지역구를 오르내리며 주민들과 소통해 왔기에 이번 대선에서의 지역 지지율 성적표는 더욱 쓴맛이다.
그를 만나 대선 후일담과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보았다.
-부산 전체는 승리했으나 원도심 3개구(서·중·동구)는 홍준표 한국당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서·동구는 본부장 지역구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텐데?
▲지역위원장으로서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 19·20대 총선에서 민주당후보로 두 번 출마해 모두 낙선했으나, 누구보다 이곳 유권자들에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기에 내심 45%이상 득표로 능히 1위를 자신했다.
이곳은 노후주택밀집지역으로 전체 유권자 중에 22%가 65세 이상이며, 지난 25년간 치뤄진 모든 선거에서 줄곧 보수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준 지역이다.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에 회한과 자책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 대통령 부산지역 득표율(38.7%)이 전국 평균(41.1%)에 미치지 못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이다. 하지만 다당제로 치뤄진 선거특성과 또 다른 부산출신인 후보와 고향 표심을 나눠가진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득표는 아니라고 본다.
-지난 19대 대선 승리를 두고 민주당이 조직력과 기획력이 상대 당들에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떻게 보는가?
▲대통령 취임식에서 '나의 승리가 아닌 민주당에 승리'라고 하셨듯이 경쟁력을 갖춘 후보와 당 중심선거가 승리에 원동력으로 본다. 3만여명의 시민과 함께 한 서면유세현장은 단연 압권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연상케 하는 레드카펫 입장과 사직야구장 쓰레기봉투응원 등 부산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는 이번 대선운동에 백미로 꼽을 수 있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후보 부산서면유세 장면 ⓒ더민주당
-선거 일주일을 앞둔 깜깜이 유세기간(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동안 당시 한국당 홍후보가 부산에서 빠르게 지지율을 회복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상황을 회고해 본다면?
▲지난 20여년간 지역 민심을 장악해온 보수정당과 보수지지자들의 뒷심은 상상 이상이었다. 어르신들이 계신 경로당을 찾으면 왜왔느냐며 손가락질과 함께 면박은 예사였다. 어려운 노인에 30만원 복지수당과 임플란트, 보청기 등 노인복지공약도 거짓말이라며 전혀 믿으려 하지 않았다.
재차 삼차 방문하며 말미에 조금 부드러워 지긴 했으나, 의심에 눈초리는 선거막판까지 이어졌다. 정상적인 12월 선거였다면 결과는…상상하기 싫다(웃음).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부산 시민이 기대할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 중점정책은?
▲8대 부산 핵심 대선공약을 주요 국정과제로 힘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 6만개 부산형 일자리 창출 △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 육성 △동북아 금융허브 · 동남권 관문공항과 공항복합도시 건설 △ 부산형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 정책이다. 또 신규원전 건설 중단과 노후 원전 수명연장 금지 그리고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 등이 시민들에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정책이다. 이를 위해 시당 TF팀도 지난 18일 고리원전 현장방문을 시작으로 핵심공약 이행을 위한 '50일 민생 정책행보'에 나섰다.
지역구인 부산 서구 남부민동 산복도로에 올라 원도심재생에 대한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프라임경제
-이미 부산정가는 내년 지방선거를 향하고 있다. 어떻게 전망하나?
▲부산시장은 물론이고 5곳 이상 구청장 당선을 목표로 한다. 민선 지방자치제가 시행 된 이래 지난 25년간 민주당은 부산에서 단 1명의 시장과 구청장(17개 구, 군)을 배출해 내지 못했다.
오히려 국회의원 보다 당선이 어려운 자리가 구청장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험난한 선거다. 그러나 시당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반드시 목표 달성을 하겠다.
-대선 전 '구 여권 인사'들의 입당으로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이들에 입당이 향후 있게 될 공천에서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을 우려하는 이가 많은데?
▲외연 확대와 통합의 큰 정치를 위해 받아들였다. 하지만 어려운 시절 함께 해 온 우리당 시·구의원과 여러 당원들이 갖는 서운함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들이 '삼보일배'하는 각오로 철새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씻길 바란다. 내년 지방선거는 집권당으로서 치루는 선거로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 평가를 통해 유능한 지역인재를 뽑아 이 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 내겠다.
-대선 전 원내4당은 '엘시티 특검' 구성에 대해 합의했다. 시기는 언제인가?
▲시기는 아직 전해들은 바 없다. 하지만 시급한 지역 현안으로 서둘러 진행되어야 한다. 이는 부산지역 내 정관 재계 인사가 골고루 연루 된 또 다른 국정농단사건이다. 특혜가 사실로 드러나면 공사중단은 물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 이와 함께 '송도판 엘시티'로 불리는 송도한진매립지 재계발 의혹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송도판 엘시티 문제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송도해수욕장에 들어 설 초고층주상복합아파트를 말한다.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이 해운대의 엘시티와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애초 주거비율이 엄격히 제한 된 공유수면인 곳에 68층 네개 동이 들어선다.
이를 부산지역교수들로 구성된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승인했고, 현 부산시의원이 대표인 건설업체가 시행과 시공을 맡는다. 모든 시민이 함께 이용하는 아름다운 해변가가 입주민들 앞마당으로 전락하고, 비리와 특혜의 온상이 된 점에서 엘시티 문제와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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