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부산을 찾은 관광객에게 가장 인상에 남는 걸 물으면 십중팔구 광안대교에서 해운대마천루로 이어지는 화려한 야경을 꼽는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바다를 배경으로 수천 개의 영롱한 불씨가 한데 어우러져 토해내는 '다이아몬드 브릿지' 광안대교의 황홀한 불빛은 단연 부산야경의 백미다.
이렇듯 아름다움을 뽐내는 광안대교의 불빛이 모두 꺼진다면 어떨까,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불과 10년 전만해도 자동차 불빛만이 저곳이 다리임을 가리킨 때가 있었다.
이와 함께 올해로 12회를 맞는 부산불꽃축제는 매년 100만명이 찾는 단일 불꽃놀이로는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십년 간 이어 진 지하철공사로 침몰 한 지역상권을 야경과 불꽃놀이로 살려 낸 '광안 불(火)장수' 박현욱 구청장을 만나 수영구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부산시 수영구 박현욱 구청장. ⓒ 프라임경제
-부산시가 안전성과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이미 두 차례 철회 된 이기대와 해운대를 잇는 케이블카 사업을 재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수륙양용버스 운영 계획도 밝혔는데 구의 입장은.
▲시가 추진하려는 케이블카는 광안리·해운대·이기대를 잇는 길이 4.2㎞로 세계 최장의 해상 케이블카다. 광안대교의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한 관광자원 개발은 환영하나 이로 인해 천혜의 광안리경관이 훼손될까 우려스럽다. 특히 바다의 조망권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 지역주민의 삶과 지역경제를 우선하지 않는 사업은 반대다.
수륙양용버스 운영은 이미 지난 2007년부터 수영구가 해수부와 진행해 왔다, 항해구역 설정에 따른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해온 사업이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광안리해안은 수륙양용버스 운행의 최적지로, 체험형 상품으로 개발하면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구가 미래형 해양관광운송 사업으로 '위그선' 운행 계획을 밝혔다.
▲위그선은 시속 200km 속도로 수면 위를 3~5m로 날며, 1960년 러시아가 군사 목적으로 개발한 '하늘을 나는 배'로 불린다. 고가인 항공기의 단점과 저속인 선박의 단점을 동시에 해결한 신 개념의 해상 운송 수단으로 광안리에서 20분이면 통영 장사도에 도착한다. 이 사업이 성사 되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을 30분, 울릉도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비롯해 일본 후쿠오카를 1시간 생활권역으로 묶는 광역해상교통의 베이스캠프(Base camp)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영구가 해양관광운송 사업으로 추진하는 위그선. ⓒ 수영구
-올 여름 광안리해수욕장이 눈에 띄게 넓어졌다. 구가 진행하는 양빈사업이 송도·해운대와 공법에서 다소 차이가 있는데.
▲해안가 모래 유실은 전국 대부분의 해수욕장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양빈사업은 해역의 조건과 △운반방법 △양빈위치 △양빈량 △모래질 등을 고려해 공법을 결정해야 한다. 앞서 두 곳 해수욕장의 경우 모래 유실 정도가 해변 전체로 퍼져 있어, 바다 속에 잠재를 설치해 모래유실을 막는 공법을 택했지만 광안리는 사정이 좀 다르다. 중앙부만 모래가 침식되는 반면 양쪽 끝(남천·민락) 가장자리 부분은 오히려 모래가 쌓여 퇴적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잠재 설치는 조류의 흐름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킬 우려가 제기 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거친 뒤 친환경적인 복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올해는 9억여원 예산을 들여 침식 된 중앙부 백사장에 25톤트럭 1800여대분의 청정해역모래를 포설해 50미터에 이르는 확장을 마쳤다. 모래를 싣고 운반하는 트럭들로 인한 교통정체를 빚을 것을 우려해 바지선을 이용한 해상운반 방식으로 주민들 불편을 최소화했고, 이를 통해 시공비 1억6000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미월드 부지에 6성급 호텔이 들어설 계획인데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은.
▲총사업비 8000억원 투입되며 오는 9월에 착공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규모 사업이다. 이곳에 최고급 6성급 호텔과 레지던스 호텔 등 600여 객실을 갖춘 세 개동이 들어선다. 최고급 6성급 호텔은 객실 당 서비스 인원이 2명으로, 5성급 호텔의 2배 이상의 직원이 필요해 직접적인 고용창출 효과가 약1100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특히 기존 광안리 해안 관광자원에 벡스코 지역과 컨벤션사업 연계를 통해 발생되는 관광유발 효과는 연간 54만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광안리가 당일치기 코스에서 벗어나 머물며 휴양하는 체류형 해양관광단지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민락동에 들어서게 될 6성급 호텔 조감도. ⓒ 수영구
-광안대교의 야경이 침체 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데.
▲2006년 구청장 취임당시 수영구는 십여 년간 이어진 지하철공사로 인해 슬럼화 된 지역상권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천혜 해안경관과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광안대교를 이용한 관광수익 창출만이 지역경제를 살릴 유일한 대안이라 판단했다.
이를 위해 자동차 불빛만이 겨우 저곳에 다리가 있음을 알렸던 광안대교에 세계 최초로 음향설비와 연동되는 7000여개의 경관조명을 달았다. 이와 함께 사계절 각기 다른 형형색색의 조명이 매일 3회씩 펼치는 레이저쇼는 보는 이에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광안대교가 연출하는 '빛의 향연'을 보러 전국에서 관광객이 찾게 되자, 광안리 해변과 민락회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상권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부산불꽃축제를 일컬어 부산 '제3의명절'이라 말한다. 지역 대표축제로 우뚝 서는데 구청장의 역할이 컸다고 들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부산불꽃축제의 전신이 바로 광안리불꽃축제였다. 지금은 광안대교 야경과 더불어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성장했으나 초기만 해도 두세 달 전에 행사일정을 확정하는 지역 축제에 불과했다. 준비 소홀로 인한 교통 혼잡과 허술한 진행은 고스란히 관람객들의 불편으로 이어지며 빈축을 샀다.
이에 불꽃축제를 잘만 활용하면 광안대교 야경에 이은 훌륭한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구청직원들과 함께 성공적인 축제를 위한 기획에 들어갔다. 우선 들쑥날쑥 이던 축제일을 매년 10월 마지막 주말로 확정하고, 행사의 무게를 더하기 위해 부산불꽃축제로 명칭을 바꿨다. 축제홍보를 비롯해 환경정비, 교통통제, 위생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민·관에 협조를 이끌어 냈다.
그 결과, 매년 100만명이 찾는 단일 불꽃행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오는 10월22일 열리는 제12회 축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사랑이야기'라는 주제로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를 무대로 진행된다. △해상퍼포먼스 △예고성 불꽃 강화 △해외초청 불꽃쇼 △해상 LED 워터보드와 함께 메인 행사인 부산멀티불꽃쇼가 화려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많은 분들이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풍부한 광안리에서 멋진 추억을 만들어가길 소망한다.
△ 부산야경의 랜드마크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부산불꽃축제' 전경 ⓒ수영구
-3선구청장 임기를 마치면 바로 2년 뒤 총선이다. 국회의원 또는 시장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지 솔직히 말해 달라.
▲그 자리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 현재로선 그럴 생각이 없지도 있지도 않는 '세모'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역현안 해결의 임무를 수행하는 구청장에게 2년의 시간이 미래를 설계할 만큼 결코 여유롭지 못하다. 만일 두 자리 가운데 하나를 가질 수 있다면 지방행정을 맡는 시장 보단 국회의원을 선택하겠다. 10년을 해보니 행정업무가 육체와 정신적으로 엄청나게 고되더라.(웃음) 정치인들이 흔히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말하는데 단지 '봉사'로 생각한다면 절대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투철한 사명과 책임감 무엇보다 죽도록 하고 싶어야만 해 낼 수 있다.
-남은 임기동안 진행 할 중점사업과 함께 구민에 인사말을 전한다면.
▲남은 임기동안 현안사업들을 마무리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준비에 역점을 두겠다. 구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종합문화체육복지타운(구 공무원교육원 부지)과 △장애인·노인복지 분관 개관 △육아종합지원센터 건립 △공영주차장을 15개소 확충 등 이 모든 사업을 임기 내 마무리 짓겠다.
우리 구는 지난 해 지역주민 삶의 질 만족도 조사에서 교통, 생활인프라 등 12가지 분야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지난 10년 우리 구가 엄청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18만 구민의 한결같은 도움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날 이룬 변화와 발전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현장행정을 강화해 구민의 작은 소리까지 귀를 기울여 소통을 이뤄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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