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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우의 악취미] '오프로드 로망'은 오래 지속된다

"자욱한 흙먼지에 거친 산악지대, 진흙탕 건너는 박진감·스릴"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6.08.10 17:55:51
[프라임경제] 취미란 게 그렇다. 특별하진 않아도 좋아하거나 마음이 당기는 멋이면 된다. 여기에 즐겁기까지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래서 '악취미(樂趣味)'로 정했다. 악할 악이 아닌 즐거울 락이다. '즐겁고 재미있는 맛'으로 간단하게 풀이된다. 앞으로 지극히 제 멋대로 떠들어볼 작정이다. 그저 재밌고 마음이 당기는 대로. 때문에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지만 남자와 관련된 모든 이야깃거리들에 대해 풀어보려 한다.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던 로망이 있다. 나중에 어른이 돼서 차를 구매하게 된다면 엄청 큰 SUV(Sports Utility Vehicle)를 사서 거친 오프로드(Off-road)를 질주하겠다고. 필자가 생각했던 모습은 쉴 새 없이 피어오르는 자욱한 흙먼지, 거친 산악지대를 달리고 진흙탕을 건너는 순간이 전해주는 박진감과 스릴. 생각만 해도 남성미와 야성미가 물씬 느껴진다.  

심지어 오프로드의 사전적 정의도 비장하다. 오프로드란 SUV를 이용해 비포장도로나 옛길을 답사하고 그 속에 숨은 비경과 다양한 인간의 삶을 경험하며 오지에 얽힌 사연을 찾아 가는 것.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후 마주한 현실은 슬펐다. 군대에서 레토나(K-131)를 몰고 산을 타고 있었다. 필자가 생각했던 로망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오프로드의 로망을 갖도록 만들어준 현대차 갤로퍼. ⓒ 현대자동차 블로그


어쨌든 어렸을 적 이런 로망을 갖게 한 모델은 현대 갤로퍼다. 시골에 갈 때면 언제나 고모부들 중 한 분이 항상 와일드하게 갤로퍼를 몰고 다니셨다. 당시 그 차를 타고 산소를 갈 때의 추억을 필자는 아직도 잊지 못하나보다. 여전히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거침없이 내달리고 싶은 욕망이 남아있다.

이제 필자의 로망 속에 들어있는 TOP3의 SUV를 지금부터 소개하려 한다.

먼저 오프로드의 최강자라 불리는 미국 GM의 '허머(HUMMER)'. 군대 복무시절 레토나를 타고 산을 타고 있는 필자에게 미군들이 '이봐 친구, 그거 타고 올라갈 수 있겠어?ㅋㅋ'라고 약 올렸다. 속으로 그들을 욕했지만, 그들은 허머를 타고 있었다. 

GM의 허머. ⓒ 넷카쇼 홈페이지


비록 GM이 지난 2010년 수익부진으로 라인업을 정비하면서 판매가 부진했던 허머 브랜드를 단종시켰지만 탱크를 연상시키는 우람한 차체와 이에 걸맞은 엄청난 힘 등의 매력을 잊지 못하는 자동차 마니아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 

SUV계의 슈퍼카라고 불렸던 허머는 군사용 다목적 다기능 차량인 험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1997년 허머 H1을 시작으로 H2, H3까지 탄생됐다. 

두 번째는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Class). G-클래스는 지난 1979년 군사용으로 만들어진 겔랑데바겐(Geländewagen)이라는 이름을 가진 모델에서 파생됐으며, 겔랑데바겐을 줄인 G바겐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G-클래스. ⓒ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또 G-클래스는 고향인 독일이 아닌 팔라비 왕조 치하의 이란 정부가 고기동성 군용차량 제작 의뢰를 받으면서 처음 만들어졌고, 1980년대에는 교황의 퍼레이드 전용차량으로도 사용됐다. 현재 생산은 독일이 아닌, 오스트리아의 마그나 슈타이어 사가 전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최강의 전천후 SUV로 평가받는 랜드로버의 디펜더(Defender). 지난 1948년 탄생한 디펜더는 주파력과 내구성, 쉬운 정비 등으로 오프로드 마니아들의 인기를 오랫동안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유지한 디펜더의 각지고 투박한 디자인은 그동안 오프로드 차량과 SUV의 '원조모델'로 인식돼왔다.

랜드로버의 디펜더. ⓒ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하지만 지난 1월 201만6933번째 생산이라는 엄청난 역사를 뒤로한 채 추억 속으로 사라졌으며, 마지막 제품은 일반고객에게 판매되지 않고 브랜드 전시관으로 향했다. 

나름대로 마지막은 자동차로서 누리기 힘든(?) 특별대우를 받은 셈이다. 다만, 새로운 디펜더가 신규 플랫폼을 기반으로 오는 2018년에 신차로 돌아올 예정이지만, 각진 모양의 디펜더는 못 볼 전망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자동차는 단순한 운송수단 역할만 하지 않는다. 필자에겐 스포츠카를 타고 도심 속의 평평한 아스팔트 도로를 달릴 때의 느낌보다 SUV를 타고 진흙탕에 빠져 뒹굴고 빠져나오지 못해 고생해도 즐거운 오프로드가 더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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