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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재단’…사회공헌 패러다임 어떻게 새로 썼나?

“기업 성공·일류로는 부족…사랑 받는 기업이 돼야”…이름 걸고 천명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1.12.20 13:28:12

[프라임경제]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사회공헌 활동에 직접 나서면서 국내 기업 기부문화에 또 다른 물결을 가지고 올 분위기다. 그 동안 협력업체 및 소외 계층에게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던 그룹과는 별개로, 정몽구 회장은 자신만의 ‘소신과 뚝심’으로 기업과 개인 차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정몽구 회장의 사회공헌 철학이 담겨 있는 행보를 살펴봤다.

지난 12월4일 현대차그룹은 저소득층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사재 출연금 활용 종합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대학생 학자금 등 5년간 8만4000명을 지원하는 이번 종합 지원 프로그램은 고금리 학자금 대출 대학생 1만3000명을 내년도부터 지원할 계획이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 개념이 구체화된 이번 프로그램은 모든 연령대별을 포함하면서도 각기 차별화된 지원 방안을 담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이날 함께 발표한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이하 해비치 재단) 사명 변경’에 의해 빛을 발휘하지 못했다. 변경된 사명이 정몽구 회장(사진) 본인의 이름을 내건 ‘정몽구 재단’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책임감이 가미된 ‘정몽구 재단’ 속에는 ‘뚝심과 소신’이라는 그만의 철학이 담겨 있었다.

◆사회공헌에 대한 책임 ‘본인 이름’으로 표현

“기업은 사업에서 성공하고 일류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랑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지난 2007년 11월, 해비치 재단은 정몽구 회장이 기업을 경영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받은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겨 개인출연으로 설립됐다. 출연된 기금은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사용방법과 운용 전권을 가지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문화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투명하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해비치 재단을 정몽구 회장은 지난 4일, 본인의 이름을 내건 ‘정몽구 재단’으로 변경했다. 본인 이름이 포함된 재단 명칭을 통해 책임감을 가진 사회공헌활동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물론 ‘기부 활동 과시’라는 적지 않은 지적도 예상되고 있지만, 재계 2위 그룹 회장의 무게감을 감안한다면 ‘과시성’보다는 ‘책임감’이라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사실, 정몽구 회장은 그 동안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막대한 책임감을 안고 있었다.

지난 8월16일, 현대가(家) 그룹사들이 창업자인 故 정주영 회장 10주기를 맞아 5000억원 규모로 설립된 사회복지 재단 ‘아산나눔재단’에 장자격인 현대차그룹은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의 불참은 많은 의문을 낳았다.

그 후 2주가량 지난 28일, 정몽구 회장은 5000억원을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現 정몽구 재단)’에 기탁함으로써 이러한 의문을 잠재웠다. 개인기부 사상 최대인 이번 기부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사회적 계층 이동을 위한 교육의 기회 부여와 함께 미래 인재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해비치 재단에 정몽구 회장이 출연한 기금은 총 6500억원이 됐으며, 그 재원은 모두 정몽구 회장 개인이 소유한 현대글로비스 주식이다.

처음부터 범현대가 적통을 이어받는 사실상의 장손인 정몽구 회장은 가장 큰 기업의 오너로서 별도로 한몫의 기여를 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 사재 기부에 이어 3개월간의 심사숙고 끝에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발표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의례적·일회성의 활동이 아님이 드러나게 됐다.

◆경영이념·기업 특성에 녹아든 정몽구 ‘소신’

정몽구 회장의 철학은 현대차그룹의 사회공헌 활동 속에서도 담겨져 있다. 공생발전에 중점을 두되, 자립 토대 조성을 통한 ‘건강한 사회 만들기’를 지향하며 기업과 개인 차원의 新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

그 동안 현대차그룹은 수출 확대에서 사회적 책임 수행까지 협력업체들의 경영활동 전반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일회성이 아닌,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지원했다.

지난 추석 당시, 중소 납품업체들의 자금난 해소 위해 부품 및 일반구매 부문 등 총 2800여 납품업체들에게 1조1500억원의 구매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형편이 어려운 2차 및 3차 업체들을 위해서 1차 업체에게 대금 조기 집행을 권고하기도 했다. 또 신기술 최신 동향 및 기술개발 노하우 등을 공유함으로써 자생적인 경쟁력 배양도 향상시켰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건강한 미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분야로 ‘저소득층 인재 육성’이라고 판단한 정몽구 회장은 저소득층 대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강구했다.

“저소득층 우수 대학생들이 학업을 위해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을 받아 힘들어 하는 사연들이 가슴 아프다. 이 같은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학업에 전념토록 하고 싶다.”

수혜 인원만 5년간 8만4000명에 달하는 이번 ‘사재 출연금 활용 종합 지원 프로그램’은 사회 양극화 완화를 위한 희망 사다리 복원에 일조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초등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청년 창업 지원까지 각 단계별로 복합적 지원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낙후지역과 소외계층 보건 의료 지원, 소외지역 복지기관지원도 함께 병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전 임직원이 동참하는 ‘참여형 사회공헌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12월 한 달을 ‘연말 임직원 사회봉사 활동’ 기간으로 선포하고, 18개 계열사 600여 봉사단체에 소속된 임직원 4200여명은 자발적으로 사회봉사 활동에 참가해 어려운 이웃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물론 학자금 부담과 지역 간 교육격차, 과학인재 육성 등 그의 노력이 향후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미국의 자선재단들과는 달리, 기업을 통해 자산을 기부하는 국내 기부 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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