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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SK브로드밴드의 전화녹취 진실게임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0.12.08 17:17:38

[프라임경제] SK브로드밴드(이하 SKB)는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녹취한다고 했다가, 또 하지 않는다고 말을 고쳐 주장했다. 이런 태도를 접하면서 ‘양치기소년’이 떠올랐다. 

SKB 고객센터가 고객과 상담할 때 고객의 대화내용을 녹취하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 기자는 얼마 전 SKB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다. 한 관계자와 두 번을 통화 했는데, 그는 처음 통화 때 했던 답변이 잘못 됐다며 기자에게 다시 전화를 줬다. 하지만 첫 번째 답변이 틀렸다 하더라도, 두 대답은 너무 상반된 것이어서 기자는 어리둥절했다. 

관계자는 기자와의 첫 통화에서 “녹취 양해 멘트는 진행해야 하고 우리 역시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기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와 대뜸 “SK브로드밴드는 녹취진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그 관계자는 “가입 관련해서는 녹취가 필요해 진행하지만 대부분 녹취는 진행되지 않는다”며 “다만 (상담사에 대한) 교육 및 CS평가를 위해 몇몇 통화에 대해서만 녹취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 고객과의 대화내용을 녹취한다는 건지 하지 않는다는 건지 아리송했다. 이 관계자의 두 번째 대답대로라면 고객과의 대화 녹취 여부는, 우스갯소리로 ‘그때 그때 달라요’다.  
 
상담사를 상대로 CS평가를 하기 위해서라면 상담사가 녹취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며, 그 상담사와 통화한 고객 역시 녹취 사실을 알 리 만무하다. 회사의 필요에 따라 녹취가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에게 녹취사실을 알릴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 SKB 측 주장대로, 모든 통화가 녹취 되지 않기 때문에 고객 상담 전 고객에게 양해멘트를 하지 않는다면, 녹취 대상이 된 고객은 마치 ‘복불복 게임’에서처럼 운이 나빴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SKB 관계자는 통화 중에 “녹취 (사실을 알리는) 멘트를 하지 않는 것은 법적 하자가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비록 불법이 아니더라도 고객과의 대화내용을 녹취하면서 해당 고객에게 녹취 양해를 구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불법 소지가 다분한 데다, 이에 앞서 예의가 아니다. ‘초일류기업’ ‘고객만족’ 등 미사여구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의 행실치고는 무례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자왈 과이불개 시위과의)’이라는 말이 있다. ‘진정한 잘못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고 그것을 변명하는 것이 진짜 잘못이다’라는 뜻이다.

SKB 상담센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들에 따르면, SKB는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비공식적으로 녹취하고 있고 이를 숨기고 있다. 있는 사실 그대로 이야기해도 될 것을 왜 숨기는 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변명이 변명을 낳다보면 정말 양치기소년처럼 자신의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게 된다. SKB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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