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브로드밴드(이하 SKB)의 고객관리 시스템이 매우 허술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고객과의 상담내용 녹취와 관련 ‘그때그때 다른’ 식의 방침으로 진행하고 있어 고객으로 하여금 불편‧불쾌감을 주고 있다. SKB는 2008년 3월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당시 ‘아무도 못 본 세계를 보라(See The Unseen)’는 이미지 변신 슬로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요즘 고객관리 실상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행동 하라’로 슬로건을 바꾼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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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브로드밴드는 고객과의 상담내용 녹취와 관련해 '그때그때 다른'식의 방침으로 진행되고 있다. | ||
#사례2. 울산에 거주하는 김지희(54세, 가명)씨는 해지방어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볼 뻔했다. 지난 2008년 인터넷 해지하기 위해 해지부서로 전화했지만 담당부서 상담사는 해지방어 차원으로 명의변경을 요청했다. 거절을 했지만 30여분 동안 통화로 지친 김씨는 ‘있으면 내일 연락 준다’며 ‘내일 연락 없으면 해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다음날 전화하지 않은 김씨는 1년 후 통장 확인 결과 ‘SK브로드밴드’ 이름으로 청구납부가 된 사실을 알게 됐다. 곧바로 고객센터에 항의 전화했지만 들려온 말은 “해지전화 당시 확실하게 의사를 밝히지 않아 해지가 안 됐다”는 말뿐이었다. 화가 치밀어 오른 김씨는 고객센터를 상대로 2주 동안 끈질기게 불만을 제기했고 결국 환불을 받아냈다.
◆눈감으면 코 베어가는 부가서비스
SKB의 ‘부가서비스 임의가입’으로 인한 소비자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불만은 2007년 하나로통신 시절에도 제기됐었다. 주로 유치가입 때의 텔레마케팅(이하 TM)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곤 했는데, SKB로 넘어와서도 이런 문제는 별 개선이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SKB 측은 ‘3개월간 무료제공 이후 유료로 전환된다’는 부가서비스 가입에 대한 설명을 정확히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적지 않은 고객들이 서비스 내용에 대해 인지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B 측은 이런 문제에 대해 “임의가입으로 확인된 부가서비스는 고객 개개인에게 연락해 가입 여부 확인하고 미가입자에겐 해지까지 완료했다”는 주장이지만, 이외의 부가서비스는 임의가입으로 확정된 것이 없어 고객이 직접 고객센터에 확인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요금이 청구된다.
인터넷요금과 합산 청구된 부가서비스 요금청구는 SKB 상담사가 설명을 했다 하더라도 고객이 기억을 하지 못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례2는 고객이 결제조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자동이체 납부가 진행된 경우다.
해지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려면 고객은 간단치 않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SKB에서 근무했던 이상운(28세, 가명)은 “고객이 해지부서와 통화할 때 해지방어로 인해 기본 10분은 해야 되며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해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분명한 의사를 밝힌다 하더라도 상황이나 상담사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B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지와 관련해 SKB는 지난 2009년 8월 이후 내부적으로 ‘강경대응’을 방침을 세웠다. 하나로텔레콤 시절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가급적 수긍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고객 대응방식이 이익창출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고 대처 방침을 새롭게 정했다는 것이다.
◆녹취는 경우에 따라 진행한다지만…
#사례2에서, 김씨는 고객센터와의 대화에서 자신의 말이 녹취 된 줄 몰랐다고 했다. 고객센터에서는 김씨가 ‘그런 말을 한 것이 없다’고 하자 당시 녹취를 들려줬다고 한다. 이로 인해 김씨는 자신이 그런 말을 했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SKB는 모든 고객과의 상담내용을 녹취하진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만 녹취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김씨는 ‘운이 좋지 않은’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녹취라도 통신비밀법에 따르면, 불법에 해당되지 않는다. 기업과 개인 간의 녹취라는 이유 때문이다.
통신비밀법 3조1항에서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 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 사실 확인 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 한다’고 명시 돼 있다. 하지만 이는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된다. 상담사와 고객 간의 대화는 기업의 녹취는 타인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이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전화이동, 신규개설 등 고객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 (법적 근거는 없지만) 녹취할 수는 있다”며 “다만, 그 같은 행위의 적법성 여부를 떠나 녹취에 따른 고객의 불쾌감 부분에 대해서는 (고객동의를 위한) 사전고지를 하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객과의 대화내용에 대해선 녹취 방침이 없고 주장하는 SKB에 녹취 전 사전 양해 멘트 매뉴얼이 있을 리 만무하다. SKB 홍보실 관계자는 “임의로 가입된 부가서비스는 가입동기에 있어 경우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없다”며 “CS평가나 교육용 등을 위한 녹취가 있지만 모든 통화에 대해 녹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쟁사인 LG유플러스는 SKB와 입장이 다르다. 이 기업은 방통위의 권고에 따라 녹취진행은 물론 이에 대한 사전고지를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유플러스는 부가서비스 임의가입이 전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며 “상담에 있어서 녹취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녹취에 대해서도 상담 전에 안내 멘트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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