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FRB의장 지명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 기조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벤 버난케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이 차기 FRB의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글로벌증시가 금리인상 기조 완화 기대감으로 일제히 동반 상승하고 있지만 금리인상 기조는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는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금리 목표치는 낮아질 것이라는데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개 일치하고 있다. 최근들어 미 연방은행총재가 최고 5.5%까지 올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에 비하면 목표치만큼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우선 미 금리가 4.5%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다. 신임의장이 취임하는 시기는 내년 2월1일이고 그때까지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세번 열리므로 그때마다 0.25%p씩 올린다면 현재 3.75%에서 4.5%로 오르게 되며 중간에 한번 정도 걸른다고 해도 4.25%이다.
버난케, 인플레 타깃 계속해서 언급
문제는 새 의장 취임후에도 계속 오를 것인가 이다.
버난케 지명자는 대표적인 비둘기파인데다 인플레보다는 경기부양에 더 신경을 쓰는 부시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에 소극적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러나 버난케 자신이 인플레이션을 타깃으로 한 경제정책을 강력히 주장한데다 신임 FRB의장으로 지명되자마자 첫 일성이 그린스펀의장의 정책을 일관성있게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것 등을 고려해 볼 때 내년 2월1일 취임하더라도 최소 한두번 금리인상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버난케 지명자는 지난해 6월 연방준비은행 사이트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인플레이션 타깃팅에 대해 제일 먼저 그리고 자주 언급했으며 또한 프린스턴대에서 교수로 재직할 때 역시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FOMC서 오피니언 리더 활약하려면 시간 필요
게다가 현실적으로도 정치경험이 별로 없는 버난케 지명자가 앨런 그린스펀처럼 오피니언 리더로서 활약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때까지는 실질적으로는 FOMC의 한 회원으로서만 투표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의 FOMC 분위기 아래서는 버난케 지명자의 역할이 커 보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신임의장 취임후에 한번 더 올리면 4.75%가 되고 두번을 더 올리면 5.0%가 되지만 버난케가 신임의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열리는 세번의 FOMC에서 한번 정도 안 올린다고 가정하더라도 4.5~4.75%가 된다.
4.75%이상의 수준에선 인플레는 잡을지 몰라도 증시엔 악영향을 미치고 실물경기에도 부정적이기 때문에 5%대까지 올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결국 목표금리는 4%대에서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전문가 “금리 당분간 오른다” 이구동성
대우증권의 이효근 수석연구위원은 “경기부양을 중시하는 부시행정부의 정책을 감안하면 시장의 컨센서스보다는 금리가 다소 낮아질 가능성은 있지만 버난케가 인플레 타깃팅 정책을 말해왔기 때문에 내년초까지는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굿모닝신한증권의 조윤재 연구원은 “취임 초기의 버난케는 FOMC의 한 구성원에 지나지 않아 금리인상 기조 중단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돼 취임초기에도 금리인상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최근들어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고 있어 머지 않은 시점에 정책 변화 움직임이 감지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의 나중혁 연구원 역시 “최근 가솔린 가격이 갤런당 2.77달러(10월17일 기준)로 허리케인이 잇따라 내습한 8월29일 이전 시세인 2.65달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유가도 배럴당 60달러을 유지하고 있어 이달 CPI도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금리인상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앨런 그린스펀은 인플레 목표를 연2%로 내세우고 이에 맞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하고 있는 이때 버난케가 어느정도 선에서 인플레 목표를 잡느냐에 따라 취임 후 언제까지 금리를 올릴 것인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