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이상과 같은 원인과 경과에 의하여 형성된 재벌들의 동태와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① 한국재벌들의 자본은 대부분 상업자본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자본의 일부가 고정시설에 투자된 점도 있으나 한국의 기업인의 대부분은 그 고정시설투자의 대부분을 정부, 은행의 부담에서 시설하고 유지하려고 하고, 가동자본의 대부분을 원자재 수입 과정에서의 구매이득 추구에 투입하며, 제품판매 과정에서 최대한(중간도매이익까지)의 판매이득을 추구한다.
그런고로 한국기업가 특히 재벌에 속하는 기업가들 중 몇몇 자본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자가자금을 달러화, 원자재, 제품상태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 실태이다. 그 이유는 인플레에 의한 불안을 방지할 목적과 기회있는 대로 시장조작을 함으로써 가격인상을 기도함에 목적이 있을 것이다.
② 한국재벌의 자본은 양성적이 못되고 음성적 경향을 띠고 있다.
기업인의 모든 활동이 세 부담 가중을 피하고 경제외적 부담을 회피하고자 하고, 유동자본의 대부분이 상품과 외화에 집중되어 있는 기간이 대부분이므로 자연 음성적이고 퇴장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③ 재벌의 자본은 유통속도 보다도 질적 변화에 의한 이득에 치중되고 있다.
이 문제는 경제유통의 질서가 불안정하고 경제외적 원인에 의한 경제동요가 심한 현실에서는 불기피한 일이겠으나, 임기적인 자본조작으로써 거대한 이익(巨利)을 획득할 수 있는 경제적 환경이 이를 조장하고 있다고 본다.
④ 한국재벌들의 자본은 비협조적(非協調的)이다.
자본규모가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단기상업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이외에는 분산 활동을 하는 관계로 매우 배타적이고 혼란을 야기하기 쉬운 경향이 있다.
이러한 자본성격은 경제도의의 확립과 기업운영 기술의 향상으로 차츰 시정될 것으로 믿어지나 현재로서는 매우 상투적(相鬪的)이며 이산작용(離散作用)이 심하여 퇴장자본과 상업자금의 산업자금으로서의 전환을 저해하고 중소기업의 도산을 속출케 하는 원인을 조성하고 있다.
⑤ 한국의 자본은 장기투자를 피하고 단기투자에 집중되고, 투기적 투자에 집중된다.
이 점도 경제적 안정성과 유통질서가 확립되지 않고는 시정되기가 곤란할 것이다.
⑥한국재벌의 자본은 동일재벌 내에서도 비연관적(非聯關的)이다.
국내의 몇몇 대재벌의 동일 산하기업의 내용을 보아도 각 기업의 상호 연관성이 없는 기업에 분산 투자되는 경향이 있다.
국가경제발전의 견지에서 보나 개인기업의 입장에서 보나 각 기업이 전후주종의 연관성을 가지는 것은 기업운영의 합리화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건임에도 불구하고 업종과 기술, 관리, 자본유통 등으로 보아 상호 상충되는 업종에 분산투자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당면한 단기 이익추리(追利)에만 치중하는 결과에서 오는 경향일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