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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커스 분식회계 의혹, 벤처업계 ‘좌불안석’

벤처 활성화에 찬물… 터보테크 이어 불과 1개월만

조윤성 기자 기자  2005.10.24 16: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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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벤처기업 1세대를 자부하는 터보테크가 분식회계로 인해 벤처업계에 도덕성에 대해 문제가 야기된 가운데 불과 1개월 만에 다시 로커스가 분식회계에 휘말리면서 벤처업계 전반으로 모럴헤저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9월 발생한 터보테크 사건 이후 벤처업계는 ‘분식회계’라는 단어만 나와도 최근 진행돼 왔던 정부와의 끈끈한 관계(?)가 좌초될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 찬물을 끼얹듯 다시 발발한 로커스의 분식회계는 벤처업계 전반에 걸쳐 벤처활성화가 물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를 낳고 있다.

특히 이들 두 기업의 CEO들이 벤처협회를 이끌어 온 회장단에 포함된 인물들이어서 관심의 초점은 더해지고 있다.

로커스, 자산 부풀리기 의혹

로커스는 기업어음(CP)을 단기금융상품으로 계상, 자산을 부풀린 게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로커스는 최근 경영권 분쟁 움직임이 일고 있어 이번 분식회계설의 사실여부에 따라 상당한 파장도 우려된다.

로커스는 올 반기재무제표상 반기말 단기금융상품 584억원 중 390억원 상당의 기업어음을 단기금융상품으로 계상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통상 기업어음은 일반 금융상품과 달리 발행업체의 신용도에 따라 공정가액에 차이가 있어 유가증권이나 대출채권으로 분류된다.

이같은 과다계상 가능성은 금감원이 로커스의 주거래은행인 K은행의 종합감사를 앞둔 사전예비조사과정에서 확인, 증권선물거래소에 통보하면서 불거졌다.

이와관련 로커스에 대해서는 증권선물거래소측이 사실확인에 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킨 상태다.

터보테크, 분식회계와 비슷

터보테크의 분식회계설이 터진 것은 지난 9일. 최근 들어 양도성예금증서(CD)의 분실이나 편법유통 등이 문제가 되면서 실태점검에 나선 금융감독원의 조사과정에서 CD문제가 불거진 것.

터보테크는 2004년 회계연도 장부상 700억원 규모의 CD를 보유중인 것으로 기재돼 있으나 조사과정에서 실물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CD를 이용, 자산을 부풀린게 아닌가 하는 분식회계 가능성이 제기된 것.

통상 CD는 3자 명의 발행이 가능하고 무기명 거래로 양도가 가능해 CD 발행과 유통과정에서 상당한 문제가 야기돼 왔다.

수수료만 내고 빌리는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위장, 자산을 부풀리는 데 악용될 소지도 컸던 것.

이에 따라 감독당국은 향후 3자 명의 발행을 금지하는 등 CD 발행 및 유통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나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실태조사 과정에서 터보테크의 CD문제가 터져나오게 됐다.

금감원, 조사결과 정황상 사실에 무게 

로커스의 분식회계 의혹은 금감원 조사과정중 나온 것이어서 정황상 사실일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금감원은 회사측 답변에 따라 특별감리 등 후속작업을 검토한다는 입장으로 25일 공시를 통한 로커스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로커스는 최근 기업경영자문사인 칼리비코리아가 경영참여목적으로 지분 5%를 인수한 뒤 경영합리화 등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

칼리비측도 그동안 회계장부 열람 등을 요청했으나 이렇다할 답을 듣지 못해 이번 사실확인 여부에 따라 강력한 법적대응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로커스의 분식회계가 사실일 경우 이사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은 물론 경영진에 대한 배임 및 횡령 등의 형사소송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분식회계에 따른 후폭풍이 적잖을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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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로커스는?

5개 계열사 거느린 지주회사

로커스는 1990년 기업통신 및 무선인터넷 업체로 출발했으나 2003년 12월 기업분할을 통해 ㈜로커스테크놀로지스로 기존 사업부분을 이관하고, 현재는 5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로 어학학습기 사업, 부동산임대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계열사로는 로커스테크놀로지스를 비롯해 넥스트웨이브, 중국현지법인 LFH Ltd., 로커스이모션즈를 거느리고 있으며, 이밖에 로커스테크놀로지스 계열사로 로커스텔레커뮤니케이션이 있다.

그동안 로커스는 성공한 1세대 벤처 기업으로 지난해까지 벤처기업협회(KOVA) 부회장사를 역임했고 김형순 로커스 대표는 '2005년 벤처 부활 원년' 정책 수립에 업계 중책으로서 상당한 역할을 해 왔다.

2000년 매출액이 824억원으로 1000억원을 넘봤고 당기순익 43억원을 기록했다가 이후 대폭 적자전환 했지만, 시장은 2003년 12월 기업분할을 통해 ㈜로커스테크놀로지스로 기존 사업부분을 이관하면서 지주회사로 변신하는 로커스에 기대감을 품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