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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계열, 휴대폰시장 국내 2위 넘본다

매출 5조원 글로벌 기업 급부상… 스카이텔레텍 합병은 브랜드 프리미엄화

조윤성 기자 기자  2005.09.13 18: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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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택계열 박병엽 부회장(사진)이 스카이텔레텍과의 합병을 통해 휴대폰업계 승부사로 거듭나고 있다.
삐삐를 생산하던 팬택이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SKY폰을 생산하는 SK텔레텍을 인수함에 따라 국내시장서 일약 2위를 넘보게 됐다.

이에 그동안 줄곧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던 LG전자는 시장에서 생존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이른바 삼성·LG 중심의 휴대폰 시장 판도가 팬택계열의 가세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팬택계열 매출 5조원 글로벌기업 도약

팬택계열은 SK텔레텍의 인수로 올해 매출 목표 4조2000억원에 지난해 약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SK텔레텍을 인수하면서 올해 5조원 규모의 글로벌기업으로 부상케 됐다.

또한 지난 8월말에는 팬택과 스카이텔레텍은 각각 이사회를 개최해, 양사 합병안을 결의했다.

이번 합병 추진은 GSM기술과 해외 신규시장 개척에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팬택과 CDMA기술과 내수 시장에서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는 스카이텔레텍의 역량을 성공적으로 결합하고 보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팬택과 스카이텔레텍은 오는 10월 중 합병 주주총회를 거쳐 이르면 연내에 합병 절차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스카이 프리미엄 이미지와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승계, 확대해 전 세계 팬택계열의 슬로건을 “It’s different”로 정하고, 스카이 브랜드를 계열차원에서 명품 브랜드로써 더욱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 하에, 스카이 제품의 한층 업그레이드된 품질과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연구개발, 마케팅, 고객감동을 위한 CS프로그램 개발 등 ‘3대 부문’의 투자를 배가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스카이텔레텍 합병은 브랜드 프리미엄화 시너지

이번 합병 결정은 스카이텔레텍 인수 이후 팬택계열 내부의 시너지 극대화와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과제에 대한 최선의 선택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이번 합병으로 팬택계열은 ▲CDMA와 GSM의 기술역량 동시 확보 ▲사업영역 중복 회피를 통한 내수와 해외부문 역량 집중 ▲사업규모 확대에 따른 매출 안정화와 수익기반 강화 ▲R&D, 유통 등 인력 및 조직운영의 효율성 제고 ▲2대 주주인 SKT와의 지속적인 전략적 제휴를 통한 사업기반 강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합병법인은 구조혁신을 통하여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SKY의 마케팅 역량과 디자인 노하우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해외시장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팬택 브랜드의 프리미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며 해외사업에서도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승부사 박병엽 부회장 휴대폰에 ‘올인’

SK텔레텍 인수에는 박병엽 부회장의 친화력이 한 몫 했다.

평소 SK그룹 최태원회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박 부회장은 SK텔레텍의 매각을 전격 제안한 것.

이후 SK텔레텍 인수에 대한 논의는 지난 1월 말 서울시내 호텔에서 최태원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본격적인 협상은 3월부터 시작됐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대우종합기계 인수에 실패한 뒤 휴대폰사업에만 ‘올인’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팬택계열 지배구조의 중심축을 팬택씨앤아이(C&I)로 전환하는 등 향후 세계 휴대폰업계 판도 재편을 염두에 둔 장기 포석을 준비해왔다.

박 부회장은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CEO로서 휴대폰 업계의 ‘승부사’로 불린다.

지난 87년 맥슨전자의 샐러리맨으로 평범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91년 단돈 4000만원을 갖고 팬택을 설립했다.

처음에는 무선호출기를 생산하며 IT업계에 데뷔했다.

그는 적극적인 사업확장을 통해 팬택의 사세를 비약적으로 신장시켰다.

특히 지난 2001년 당시 국내 3위 휴대폰 업체로 적자에 허덕이던 현대큐리텔을 전격 인수, 1년 만에 흑자로 돌려 놓아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현대큐리텔 인수당시 1100명의 임직원의 고용을 100% 승계한 데 이어 인수 첫 해 임직원 급여를 무려 30%나 인상하며 직원사기를 북돋는 경영 끝에 지난해 팬택앤큐리텔 2조2000억원, 팬택 1조 등 팬택계열을 매출 3조2000억원의 대기업으로 발전시켰다.

특히 박 부회장은 높은 급여와 파격적인 복지제도로 직원들의 사기와 자긍심을 높이고 이를 통해 직원들의 역량과 자신감을 극대화시키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스카이텔레텍 인수로 국내와 해외 30여 개국 시장에서 고가시장과 실용시장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휴대폰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라며 “글로벌 톱5로 조기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