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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CID 요금 무료화 경쟁사 압박나섰나

내년부터 고객들 연 2천억 경감

이철원 기자 기자  2005.10.18 19: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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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와 정치권의 요금무료화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 내년 1월 1일부터 발신자 번호표시(CID) 요금을 무료화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18일 보도 자료를 내고 “현행 1천원인 발신자번호 표시요금을 내년 1월 1일부터 완전 무료화 한다”며 “고객들이 연간 2000억원에 달하는 부가서비스요금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TF와 LG텔레콤 등 후발 경쟁업체들은 요금인하나 무료화 압력을 더욱 받게 될 전망이다.

SKT “신규수요창출 경쟁력 제고”

SK텔레콤은 “이번 CID 요금 무료화는 고객에게 통신요금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더 많은 신규서비스 수요를 증대시키고 경쟁사 대비 요금 경쟁력을 확보해 SK텔레콤 고객의 편익을 전반적으로 제고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조신 전략기획부문장은 “이번 CID 요금 무료화에 따라 연간 약 2천억에 달하는 국민통신요금 부담 경감효과가 예상돼 향후 고객 후생 증대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001년 5월 월정액 2천원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03년 10월 1000원을 인하해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가입자는 지난 9월말 현재 1800만명에 달해 전체 가입자 대비 94%의 가입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SKT측은 당장 시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경영 투자계획 및 전산과금 시스템 변경 등의 문제가 맞물려 있어 당장 무료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입김 크게 작용 평가

SKT의 이번 결정은 시민단체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SKT 등 이동통신업체들은 시민단체의 무료화 요구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시민단체들은 업체들의 시설투자비 때문에 요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에 대해 CID서비스는 기존의 통신중계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투자비용이 든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요금폐지를 주장해왔으며 올해는 정치권으로 문제를 확산시켰다.

그동안 SKT는 발신자번호 표시요금 무료화 논란에 대해 연간 2000억원에 달하는 CID수입을 포기해야한다는 점에서 고민을 거듭하다 무료화와 500원으로 인하하는 두 가지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의 부가서비스요금을 포기하는 대신 정치권의 압박을 피하고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서비스 경쟁력 우위확보와 신규고객 창출이라는 반사이익을 얻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그러나 SK텔레콤 입장에서는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조항이 있어 무한정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걸린다.

LGT “적자누적 상황서 NO”  KTF “신중히 검토할 것”

반면 경쟁업체들은 CID요금 무료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LGT는 요금무료화는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LGT 관계자는 현재 누적적자가 있는 상황에서 SKT가 요금무료화를 발표한다고 해서 따라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예상고객들의 가입기피와 기존 회원들이 탈퇴하고 타 회사로 이동할 것이 염려되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요금체계가 저렴하다는 점에서 이동현상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CID요금으로 891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KTF 역시 요금인하에 대해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KTF는 “선발주자인 SKT가 CID 요금 무료화에 나설 경우, 후발사업자인 KTF로선 마케팅 측면에서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투자여력, 마케팅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F는 그동안 내년에 도감청 방지 시스템이나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투자를 해야 하는 만큼 요금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