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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폼생폼사는 백전백패다”

[김상훈의 스타트비즈니스]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용기 필요

프라임경제 기자  2006.04.01 11: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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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창업컨설팅사를 찾는 창업예정자 중에는 무슨 사업을 해야 할지 결정 못한 사람들이 가장 많다.

그들은 직장생활 할 때부터 몇 년 동안 사업아이템에 대한 고민을 해 왔다고 털어 놓는다.

그들에게 있어서 어떤 사업아이템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는 사업성공의 절반은 결정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처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아이템 선택의 기준이 명확하다.
 
첫째, 직장생활처럼 상사의 눈치 안 봐도 되고 운영하기에 편안한 사업만을 찾는다. 업종에 관계없이 편안한 사업만을 좇아 여기저기 헤매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런 사업은 이 세상에 없다. 편안한 사업이란 사업을 안 하는 것이 편안한 사업일 게다.

물론 내 사업을 하면 윗사람 눈치 볼 일은 없다. 하지만 윗사람보다도 더 무서운 고객의 눈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 직장생활에서 윗사람에게 안 좋은 인상을 보이면 인사고과 정도에 반영되는 수준이지만 창업시장에서 고객의 눈 밖에 나면 그 한 사람으로 인해 수백 명의 고객이 발길을 돌리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둘째, 자유롭게 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원한다. 사업을 하다보면 일정정도는 자유로운 생활을 가질 때도 많다.

물론 업종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일례로 음식점 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해보면 점심시간이 끝나고 저녁 영업이 시작되기 전 시간에 자신을 위한 골프연습장이나 헬스클럽에 다니는 경우를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아이템 따라 달라진다. 일식집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새벽부터 바빠진다. 수산물은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주인이 직접 수산시장에 나가지 않으면 양질의 원재료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몇 년 전 필자는 강남에서 일식집을 직영하면서 일주일에 몇 번씩 노량진 수산시장과 가락동 도매시장을 다닌 적이 있다. 자영업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이렇게 직장인들이 곤한 잠을 자고 있는 새벽시간에도 바삐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내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면 음식점 부자가 되고 난 다음의 일이다. 주인이 없어도 완벽하게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셋째, 남 보기에 깨끗하고 괜찮은 사업을 찾는 케이스이다. 한국 사람들은 남의 눈치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음식점 부자를 꿈꾸면서 사업을 시작해도 남들이 나를 어떻게 판단할까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오정세대라고 일컫는 40대 이상 연령층이 음식점 사업에 뛰어들 때는 이러한 현상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화이트칼라로서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넥타이를 풀어버리고 작업복 차림으로 때에 따라서는 배달오토바이까지 타야하는 현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남의 눈치만 보다가는 부자는커녕 목구멍에 풀칠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과감하게 넥타이를 풀어 던졌다면 밑바닥까지 내려갈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다. 군대에서 하루아침에 병장으로 전역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이해하면 된다. 피눈물 흘리는 이등병시절이 있었기에 느긋하고 여유로운 병장생활도 가능한 이치와 진배없다.

몇 년 전 필자의 사무실로 대기업 출신의 한 50대 중년의 신사 한 분이 찾아오신 적이 있다. 이 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아이템은 그래도 남들 보기에 그럴싸한 사업아이템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실은 대형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고 싶은데 투자금액이 만만치가 않다는 것에 크게 낙심하고 있었다. 적어도 패스트푸드점 정도는 운영해야만 자신의 위신이 선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생각한 것이 편의점이었다. 참고로 편의점 사업은 ‘명예퇴직’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졌던 아이템이다.

남들 보기엔 깨끗해 보이고 이 정도 가게를 운영한다고 하면 그럴싸하게 보일 수도 있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속내를 한 번 들여다보면 금방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아이템일수도 있다. 24시간 운영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만은 않다는 얘기다.

음식점에서도 24시간 운영하는 해장국집, 설렁탕집이 운영하기가 쉽지 않는 이치와 같다. 특히 편의점은 아르바이트생을 활용하면 된다고 하나 상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주인이 꼼꼼히 챙기지 않으면 막대한 손실률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얼마 전 그 분이 운영하고 있었던 그 편의점에 잠깐 들른 적이 있다. 주인의 동정을 여쭤보았더니 새로운 주인으로 바뀐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코 남보기 좋은 사업이 부자 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진리인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직장생활 수익보다는 최소한 몇 배는 더 벌어야 한다고 강변한다. 창업예정자들 중에서 돈벌이만 된다는 전제하에서는 심지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직장생활 때는 내 자본을 투자하지 않고도 몇 천만 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창업에서는 고이 간직해 두었던 내 자본까지 투자하는 마당에 당연히 직장생활보다는 많이 벌어야 한다는 논리는 한편으로 이해는 된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리 없듯이 이제 손수건을 가슴에 단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창업자가 숙련되기도 전부터 수익성만을 좇는다면 반드시 부작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강북구에서 대형 갈비집을 운영하는 한 음식점 부자의 얘기가 귓전을 맴돈다.
“돈이라는 것은 눈이 달려있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아무리 돈을 향해서 뛴다고 해서 그 돈이 나의 품안으로 들어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단지 나의 길을 열심히 뛰어가다 보면 어느새 돈은 나의 친구가 되어 내 곁에 다가옵니다.”

다분히 철학적인 얘기일 수도 있지만 창업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한결같이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이다.

글. 스타트비즈니스 소장 김상훈(www.startok.co.kr, 02-501-1116)
   

* 현) 창업닥터 스타트비즈니스 소장 / 대표컨설턴트
* 현) (사)한국소자본창업컨설팅협회 이사
* 현) 서울시 “하이서울 실전창업스쿨” 담임강사
* <부동산뱅크><마이비즈니스> 상권/창업당당 기자
* 현) KBS라디오<이영권의 경제포커스> 실전창업정보 고정패널
* MBC <일요일일요일밤>“신동엽의 신장개업” 32개점포 전담컨설팅 및 출연
* SBS <잘먹고 잘사는법> 분식집 오픈 컨설팅 및 출연
* MBC <일밤> “러브하우스” 매장 오픈 컨설팅 및 출연
* 동아대, 전남대, 대구카톨릭대, 중앙대학교 외식업최고경영자과정 강사
* 국방부 국방취업센터 창업강사
* <못벌어도 월 1,000만원 버는 음식점 만들기> 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