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방향을 잃은 한국까르푸의 운명은 신세계, 롯데, 테스코 등 기업주들의 결정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기업 담당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까르푸 인수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예측과 짐작만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까르푸는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다음 달 4일까지 인수 희망금액 등 구체적인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국까르푸는 각 업체에게 매입 희망금액의 20%를 공탁금액으로 예치할 것을 요구해 1조 2000억 원에서 1조 8000억 원 사이의 인수 희망가격에 대해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한국까르푸의 향방은 최종결정권자인 기업 총수들에게 달려 있는 아니냐”며 “자금력이 풍부한 신세계와 롯데가 유리한 입장이나 본사 차원이 지원이 이뤄진다면 홈플러스 역시 유력한 경쟁 상대”라고 말했다.
최근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은 “매물로 나온 까르푸를 반드시 인수하라”며 까르푸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직접적으로 내비친바 있다.
물론 업계 3위로서의 위기의식과 상장으로 인한 잉여자금의 활용 면에서 가장 절박한 것으로 보이는 롯데지만 그동안 까르푸 인수에 대해 소극적 자세를 취해온 것은 신 회장의 결심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 그룹의 한 관계자는 “까르푸 인수 금액으로 1조 5000억 원에서 1조 8000억 원 정도의 금액은 너무 과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신 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해 예상 밖의 금액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영국 본사 테리 리히 회장이 극비리에 방한해 까르푸 인수와 관련한 회의를 주재하는 등 홈플러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홈플러스가 까르푸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등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진로, 외환은행, 미도파백화점 등 일련의 굵직한 M&A 사례들을 봤을 때 까르푸 인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업계 1위 업체인 이마트를 소유하고 있는 신세계의 경우 구학서 사장이 직접 나서 까르푸 인수와 관련된 자금마련 방안까지 마련할 정도로 적극성을 띄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 신세계가 까르푸를 인수할 경우 할인점 시장이 독과점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나 신세계 관계자들은 까르푸를 인수하더라도 시장점유율에서 50%를 넘지 않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까르푸 인수와 관련된 어떠한 문제 제기도 없는 현 시점에서 독과점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정식으로 문제가 제기되면 자체 인력을 가동해 정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