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DL이앤씨, 대형 원전 경험 앞세워 SMR 사업 기반 강화

엑스에너지 '나스닥 흥행' 지분가치 상승…표준화 설계 계약, EPC 진입 기반 마련

전훈식 기자 기자  2026.04.29 14:53:0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소형모듈원전(SMR)을 둘러싼 글로벌 산업 재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SMR 개발사와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갖춘 건설사 '협업 모델'이 부상하는 가운데, DL이앤씨(375500)도 투자와 설계 참여를 동시에 앞세워 차세대 원전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DL이앤씨는 '미국 SMR 기업' 엑스에너지 상장 계기로 보유 지분 가치가 크게 확대됐다고 29일 발표했다. 지난 28일 현지 시각 기준 DL이앤씨 보유 엑스에너지 지분 가치는 약 1720억원이다. 2023년 1월 시리즈 C 단계에서 투자한 2000만달러(한화 약 300억원)가 3년 만에 6배에 가까운 평가가치로 불어난 셈이다.

지난 24일 미국 나스닥에 입성한 엑스에너지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 19달러를 넘어선 23달러로 결정됐다. 첫 거래일 종가(29.20달러)는 공모가보다 27% 올랐으며, 이후 3거래일 만에 34.11달러까지 상승했다. 상승률은 50%에 육박했다.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엑스에너지가 조달한 금액은 10억달러(한화 약 1조4750억원) 이상이다.

시장에서는 엑스에너지 상장 흥행을 단순 원전 기업 투자 열풍으로만 보지 않고 있다. AI 산업 확대와 함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탄소중립 전환 △에너지 안보 강화 등 흐름이 맞물리면서 안정적 전원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졌고, 이 과정에서 SMR이 주요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DOE) 지원을 받는 '4세대 SMR 개발사'다. 냉각 방식은 기존 경수로와 다르다. 엑스에너지는 물 대신 고온 헬륨가스를 활용하는 고온가스로(HTG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다우·센트리카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으며, 총 11GW 규모 사업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 입장에서 이번 성과는 지분 가치 상승 이상 의미를 갖는다. 투자 회수 가능성만 커지는 게 그치지 않고, 실제 SMR 사업 수행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통로가 열렸기 때문이다. 

실제 DL이앤씨는 올해 엑스에너지와의 1000만달러(한화 약 150억원) 상당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계약은 국내 건설사가 해외 SMR 개발사로부터 대가를 받고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첫 사례로 꼽힌다. 

DL이앤씨가 단순 재무적 투자자 지위에 머무르지 않고, 설계·엔지니어링 영역에서 SMR 밸류체인 안으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엑스에너지는 2030년대 초 상업 운전을 목표로 SMR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DL이앤씨의 경우 표준화 설계 참여를 통해 향후 후속 EPC 사업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더군다나 최근 SMR 시장은 기존 대형 원전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추세다.

국가·운영사·주기기 공급사 중심으로 형성된 대형 원전 사업과는 다르게 SMR은 기술개발사와 EPC 기업, 전력 수요 기업, 투자자가 함께 결합하는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상용화 단계에서는 원천기술뿐만 아니라 반복 시공이 가능한 표준설계·모듈화·현장 적용 능력 등이 중요해진다. 건설사가 SMR 시장에서 맡을 역할이 커지는 배경이다.

DL이앤씨는 원전 분야 시공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한빛 원전 5·6호기와 신고리 원전 1·2호기 주설비 공사를 수행했으며, 한울 원전 1·2호기 및 3·4호기, 한빛 원전 5·6호기 증기발생기 교체 공사에도 참여했다. 증기발생기 교체는 원전 핵심 설비를 다루는 고난도 작업으로, 시공 경험과 품질 관리 역량이 요구된다.

이런 경험은 SMR 사업 확장 과정에서 DL이앤씨가 내세울 수 있는 기반이다. 대형 원전 공사에서 확보한 △시공 관리 경험 △플랜트 EPC 역량 △원전 설비 교체 실적 등을 SMR 표준화 설계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엑스에너지 투자 및 설계 계약 역시 DL이앤씨 '원전 사업'이 기존 대형 원전 중심에서 차세대 원전 영역으로 넓어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SMR은 전기 출력 300㎿ 이하의 소형 원자로를 의미한다. 대형 원전보다 설치 부담이 작고, 모듈화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전력 공급원으로 거론된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원(NNL)에 따르면, 오는 2035년 글로벌 SMR 시장 규모가 5000억달러(한화 약 7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SMR 시장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라는 점이 문제다. 이에 따라 기술 검증, 인허가, 공급망 구축, 경제성 확보가 향후 시장 확대 '핵심 변수'로 꼽힌다. DL이앤씨 역시 엑스에너지 상장에 따른 지분 가치 상승 및 표준화 설계 계약 확보 기반으로 후속 사업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엑스에너지가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DL이앤씨의 지분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라며 "대형 원전 건설 경험 바탕으로 SMR 관련 투자를 확대해 독보적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