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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화의 산재이야기] 만성폐쇄성폐질환, 담배에 가려진 직업병 '발병 원인'

허종화 노무법인 소망 부대표노무사 기자  2026.01.30 15: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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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근로자 A씨는 몇 년 전부터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기침과 가래 증상이 자주 반복됐다. 처음엔 나이가 들어서 혹은 오랜 흡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병원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COPD)'이라는 진단 내려졌고, 담당 의사는 과거 산업현장에서 분진이나 유해물질에 노출된 이력이 있는 지를 물었다. A씨의 작업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의사는 "직업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망설였다. "담배도 오래 피웠고, 나이도 있는데 이게 산재가 되긴 하겠어요?"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COPD는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업무상 질병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병 그 자체 혹은 개인적 소인이 아니라 '업무와의 관련성'이다.

◆명확한 진단 기준 : 폐기능 검사

산재 신청을 위해서는 먼저 객관적인 검사를 통한 의료진의 진단이 중요하다. COPD가 산재로 인정되려면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투여 후 △1초율(FEV1/FVC)이 70% 미만이면서 1초량(FEV1)이 정상 예측치의 80% 미만의 △'기류 제한'이 확인되어야 한다.

업무상 유해물질 노출 이력

흔히 흡연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직접적인 분진 노출 또한 주요한 요인이다. 석탄, 암석 분진, 용접 흄, 카드뮴, 유해가스 등에 장기간 노출된 근로자들은 COPD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지하공간이나 밀폐된 작업장에서 자주 일한 경우에는 노출 기간이 짧더라도 고농도 노출에 해당하여 산재로 인정될 수 있다.

장기 근무 이력의 중요성

보통 '20년 이상' 유해물질에 노출된 경우 업무 관련성이 강하게 인정된다. 젊은 시절부터 분진 사업장에서 일한 경우에는 조기 발병할 수 있으며, 그만큼 직업병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흡연력과 산재 인정 여부는 별개

흡연을 오랫동안 해 왔다고 해서 반드시 산재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업무상 유해물질 노출이 질병의 주요 원인이고, 질병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면 흡연자도 COPD 진단을 이유로 산재 신청이 가능하고, 산재로 인정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업무와의 인과관계 유무이다.

장해 판정 기준

직업력이 인정되고, COPD 폐기능 장해 기준에 부합하면 아래의 폐기능 정도에 따라 장해등급이 결정된다.

✓(제3급) 1초량(FEV1)이 30% 이상 55% 미만(1초량이 30% 미만인 자는 요양대상)
✓(제7급) 1초량(FEV1)이 55% 이상 70% 미만
✓(제11급) 1초량(FEV1)이 70% 이상 80% 미만 

COPD, 직업병일 수 있다

COPD는 서서히 진행되고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초기에 방치하기 쉬운 질병이다. 그러나 한 번 손상된 폐기능은 회복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진다. 오랜 기간 산업현장에서 몸을 바친 근로자라면 지금 나에게 찾아온 호흡 곤란, 기침과 가래가 단순히 거주 환경이나 노화 때문인지, 산업재해인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허종화 노무법인 소망 부대표노무사 

現 대한진폐재해자보호협회 자문노무사
前 강북노동자복지관 노동법률상담위원
前 서울외국인주민지원센터 전문상담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