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BNK투자증권은 30일 기아(000270)에 대해 미국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올해 신차 사이클과 친환경차 확대를 통해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9만5000원을 유지했다.
기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8조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판매대수 감소에도 평균판매가격(ASP)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1조8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2% 감소하며 수익성은 크게 둔화됐다. 다만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에는 부합했다.
이익 감소의 주된 원인은 미국 관세 부담과 인센티브 비용 증가다. 미국 관세가 지난해 11월부터 15%로 소급 적용되며 실제로는 약 두 달간 25% 관세를 부담하게 됐고, 이에 따른 이익 감소 효과는 약 1조220억원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센티브 비용도 3420억원 늘었다.
다만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개선 신호도 확인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부정적이었던 차종 믹스(Mix)가 4분기에 플러스로 전환됐고, 상품성 개선에 따른 가격 효과 약 900억원과 비용 절감 효과 약 1080억원이 더해지며 구조적인 체력은 유지됐다는 평가다.
친환경차 전략은 지역별로 유연하게 작동하고 있다. 4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18만6000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의 23.9%를 차지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축소에 대응해 하이브리드(HEV) 공급을 집중한 결과, HEV 판매가 전년 대비 84% 급증했고 점유율도 8.2%로 크게 확대됐다.
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EV) 중심 전략이 성과를 냈다. EV3의 판매 호조에 더해 EV4·EV5 등 신차 투입 효과로 EV 판매가 전년 대비 67% 증가했으며, EV 비중은 25.4%까지 확대됐다. 미국은 하이브리드, 유럽은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 수요에 맞춘 대응이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주주환원 정책도 유지 기조를 재확인했다. 미국 관세 인하 번복 등 정책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기아는 관세 충격 속에서도 배당금을 전년 대비 300원 인상한 6800원으로 결정했다. 총주주환원율(TSR) 35% 목표도 유지하며 주주친화 기조를 분명히 했다.
BNK투자증권은 올해를 기아의 재도약 시점으로 평가했다. 회사는 2026년 도매 판매 335만대(전년 대비 +6.8%), 매출액 122조3000억원(+7.2%), 영업이익 10조2000억원(영업이익률 8.3%)을 목표로 제시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7년 만에 풀체인지되는 텔루라이드를 비롯해 신형 셀토스,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 투입으로 수익성과 물량 확대를 동시에 노린다. 유럽 시장은 EV2부터 EV5까지 이어지는 대중화 전기차 풀라인업을 완성해 판매량을 전년 대비 1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해에도 약 3조3000억원 규모의 관세 부담이 예상되지만, 물량 성장과 고수익 차종 비중 확대를 통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풍부한 현금 보유고(약 20조원)와 안정적인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향후 자사주 매입이나 추가 배당 확대 여력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혔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담과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비용 증가는 단기 리스크로 남아 있지만, 신차 사이클과 친환경차 전략을 통한 볼륨 성장과 수익성 방어가 동시에 가능할 것"이라며 "2026년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