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에서 '헬스앤뷰티(H&B)'라는 유통 개념을 정착시킨 CJ올리브영이 이번에는 웰니스(Wellness)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외적인 뷰티와 내적인 건강의 경계가 흐려지는 흐름 속에서,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르는 소비자에게 '라이프스타일의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CJ올리브영은 오는 30일 서울 디타워 광화문에 첫 번째 웰니스 큐레이팅 매장 '올리브베러(Olive Better)'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430㎡(약 130평) 규모의 복층 매장에서 500여 개 브랜드, 3000여 종의 웰니스 상품을 선보인다.
◆H&B를 '산업'으로 만든 경험…다음 타깃은 웰니스
올리브베러는 '건강한 일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병렬적으로 진열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먹고·채우고·움직이고·쉬는 일상의 루틴 자체를 웰니스로 정의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리브영은 지난 1999년 출범 이후 H&B 스토어라는 개념을 국내에 정착시켰다. 대형 뷰티 브랜드 중심의 유통 구조 속에서 중소 브랜드를 큐레이션하는 모델은 초기만 해도 회의적인 시선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올리브영은 H&B 시장 자체를 설계한 사업자가 됐다.
이동근 CJ올리브영 신성장리테일사업담당 경영리더는 "올리브영은 '건강한 아름다움'이라는 비전 아래 H&B를 소비자와 시장에 제안하고,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하며 '사업'을 '산업'으로 키워왔다"며 "이 경험을 웰니스로 진화시켜 파편화된 시장과 소비자의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올리브영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이 웰니스에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구조 변화도 있다. 브랜드가 콘셉트와 메시지를 만들고 제조는 ODM에 맡기는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건기식 시장 역시 화장품처럼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무조건 참지 않는다"…데이터가 본 웰니스 소비
소비자 인식도 달라졌다. 단순히 비타민이나 유산균을 찾는 수준을 넘어, 기억력·지구력·피부 면역 등 구체적인 기능을 기준으로 제품을 고른다. 다만 정보는 넘치지만, 나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기엔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유영환 CJ올리브영 데이터인텔리전스팀장은 "소비자들은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를 검색하면서 동시에 '두쫀쿠 칼로리'를 함께 본다"며 "무조건 참기보다는 즐기면서 관리하고 싶다는 의미로, 이제는 단순 정보가 아니라 정확한 큐레이션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올리브베러는 이런 수요를 오프라인 공간에서 풀어냈다. 매장은 △잇 웰(Eat well) △노리쉬 웰(Nourish well) △핏 웰(Fit well) △릴랙스 웰(Relax well) △글로우 웰(Glow well) △케어 웰(Care well) 등 여섯 가지 라이프스타일 섹션으로 구성됐다.
프로틴 스낵에는 단백질 함량과 열량을, 구미형 건기식에는 눈·활력 등 기능 정보를 직관적으로 표기했다. 아로마 제품 옆에는 테라피 방법이, 구강관리 제품에는 단계별 관리법이 함께 놓였다. 제품을 '진열'하기보다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광화문 1호점, '필요할 때 하나씩' 사는 웰니스
1호점 입지로 광화문을 선택한 것도 전략적이다. 직장인이 밀집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한 번에 대량 구매하기보다 피로하거나 컨디션 회복이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 패턴을 겨냥했다.
샐러드와 간편식, 수면용품, 아로마, 차(茶) 시음 공간까지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웰니스를 거창한 목표가 아닌 '일상 루틴'으로 끌어내리겠다는 의도다.
온라인 연계도 강화했다. 매장 오픈과 동시에 올리브영 앱 내 올리브베러 앱인앱(App-in-App) 서비스가 열리며, 섭취 목적·성분별 맞춤 추천과 '루틴 알림' 기능을 제공한다. 오늘드림 배송과 픽업 서비스, 멤버십 혜택도 그대로 연동된다.
이 경영리더는 "올리브베러는 올리브영이 구축한 옴니채널 안에서 웰니스 습관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플랫폼"이라며 "H&B에 이어 제2의 K뷰티, 즉 K웰니스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