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 강세에 힘입어 은행권 자금이 증시로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 주식 매수를 위해 대기하는 투자자예탁금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 고지를 돌파하며 자본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0조28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87조8291억원 대비 약 12조4535억원 증가한 규모다. 연초 이후 지수 상승 랠리가 이어지자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2조원 이상의 '뭉칫돈'이 증시 로 몰려든 셈이다.
'빚투(빚 내서 투자)' 지표로 해석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9조2449억원으로, 지난해 말(약 27조원) 대비 2조원가량 증가했다.
예탁금 100조원 시대 개막과 함께 레버리지를 활용한 공격적인 투자 심리가 시장 전반에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시중은행의 수신 잔액은 증시와 대조적으로 급격히 줄었다. 지난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26일 기준 620조8083억원이다. 지난해 말 674조84억원과 비교하면 이달 들어서만 무려 53조2001억원이 빠져나갔다.
정기예금과 외화자산 등 안전자산에서도 이탈 징후가 뚜렷하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6일 기준 932조349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조9369억원 감소했다. 달러예금 역시 감소세를 나타내며 자산 배분의 무게중심이 위험자산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은행권의 유동성이 수익률을 쫓아 증시로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까지 국내증시의 상승률은 20.7%에 달해 2위인 튀르키예(17.0%)와 3위 브라질(10.9%) 등을 크게 앞질렀다.
이날 역시 코스피는 5170.81로 장을 마치며 연일 최고가를 새로쓰고 있다.
이에 국내 주식형 펀드에도 자금이 쏠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 1054개의 설정액이 지난 26일 현재 62조7212억원으로, 연초 이후 1조6059억원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증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원화 강세 또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