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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우주항공株…국내 기업 실적 가리기 '본격화'

기대 선반영 이후 실적 중심 접근 필요성 부각…수주·매출 가시성 시험대

박대연 기자 기자  2026.01.28 14: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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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연초 증시를 달군 우주항공 테마가 분기점을 맞고 있다. 기대감에 불이 붙은 장세를 지나, 이제 시장의 기준은 '누가 실제로 돈을 버느냐'로 빠르게 옮겨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우주기업들이 수주와 실적으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우주산업은 발사체와 위성 제작을 넘어 통신·관측·데이터 서비스까지 영역이 확장되며 이미 수백조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으로 성장했다. 

중장기적으로는 1조달러(약 130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수익 구조가 형성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 ETF로 확인된 변화…우주항공 테마에 몰리는 투자자금

이같은 산업 인식 변화는 최근 증시에서 나타난 자금 흐름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우주항공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자 관심이 몰리며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우주항공&UAM' ETF는 지난해 1월 초 1만3860원에서 최근 올해 1월27일 기준 3만8135원까지 오르며 약 1년 만에 약 1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거래량도 큰 폭으로 늘어나며 우주항공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우주항공 산업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첫 미국 우주항공 테마 상품인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는 지난해 11월25일 상장 이후 개인 및 연금투자자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순자산 규모가 3000억원을 넘어섰다. 

연초 이후 개인 누적 순매수는 1379억원에 달하며, 대표지수를 제외한 해외주식형 ETF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 후 8주 만에 약 55%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단기간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됐다.

이처럼 우주항공 테마가 확산된 배경에는 글로벌 우주 산업의 상징적 기업으로 꼽히는 스페이스X를 둘러싼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추진 가능성과 재사용 발사체 상용화, 저궤도 위성 기반 통신 서비스 확대가 우주 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 전환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향후에는 실제 사업 성과가 확인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주가 흐름이 뚜렷하게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기대감 중심의 장세에서 벗어나 계약과 매출로 연결되는 기업이 재평가받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 스페이스X 이후 달라진 판…국내 우주기업 '옥석 가리기'

이에 따라 우주항공 테마 전반을 바라보던 시장의 시선도 개별 기업으로 좁혀지고 있다.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국내 우주기업들도 옥석 가리기 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이들을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첫 번째는 글로벌 우주 밸류체인에 편입돼 실적 가시성이 비교적 높은 기업군이다. 스피어와 에이치브이엠은 발사체와 위성에 적용되는 특수 금속 소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인텔리안테크는 위성통신용 안테나와 게이트웨이를 공급하는 업체다.

두 번째는 발사체와 위성 제작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이노스페이스는 민간 발사체 개발을 추진 중이며, 쎄트렉아이는 고해상도 광학 관측위성 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은 기술적 상징성에 비해 실적 규모와 시점에 대한 가시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세 번째는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기업들이다. 컨텍은 위성 지상국 구축과 위성 데이터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루미르는 영상레이더(SAR) 위성 개발을 진행 중이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초소형 위성 제작을 기반으로 관측 데이터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우주산업은 구조적으로 국방 인프라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민수와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되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군 위성 사업 역시 단순 자산 보유를 넘어 데이터 활용과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구독형 계약과 데이터 기반 사업 모델이 기업 가치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우주항공 산업이 단기 테마를 넘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접근 방식은 보다 선별적이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성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주항공 산업은 발사체와 위성 제작 중심의 초기 국면을 지나, 통신·관측·데이터 등 서비스 영역으로 수익 구조가 이동하고 있다"며 "이제는 기대감보다는 실제 수주와 실적이 확인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