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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꺼낸 제네시스 브랜드의 확장 선언

오프로드 콘셉트카 '엑스 스콜피오 콘셉트' 세계 최초 공개…콘셉트 모델 출시 전략 공유

노병우 기자 기자  2026.01.28 13: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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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네시스가 익스트림 오프로드 콘셉트카 '엑스 스콜피오 콘셉트(X Skorpio Concept)'를 공개했다. 공개 장소는 자동차 브랜드 행사로는 이례적인 아랍에미리트 룹알할리(Rub' al Khali) 사막. 이 선택은 단순한 연출이 아니다. 제네시스가 스스로의 브랜드 한계를 어디까지 넓히려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무대다.

제네시스 데저트 프리미어 행사(Genesis Desert Premiere)는 콘셉트카 한 대를 선보이는 이벤트가 아니라, 제네시스가 럭셔리 브랜드라는 정의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는 선언에 가깝다.

제네시스는 그동안 도심형 럭셔리와 정제된 주행 감각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구축해왔다. 반면 오프로드는 전통적으로 투박함과 실용성, 내구성이 우선되는 영역이다. 제네시스의 기존 이미지와는 가장 멀리 떨어진 장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가 선택한 키워드는 익스트림 오프로드였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차급을 시험하는 차원이 아니다. 럭셔리가 더 이상 정숙함과 실내 마감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확장되면서, 고급 브랜드가 대응해야 할 무대 역시 도심을 넘어섰다는 인식이다.


엑스 스콜피오 콘셉트는 이런 변화에 대한 제네시스식 해석이다. 기존 오프로드 차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친 이미지 대신, 고급스러움과 절제된 디자인 언어를 유지한 채 극한 환경을 감당할 수 있는 콘셉트를 제시했다.

스콜피오라는 이름은 혹독한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전갈에서 가져왔다. 중요한 건 이 상징을 단순히 강인함으로만 소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네시스는 전갈의 자세와 움직임을 디자인 언어로 치환해, 공격성보다는 긴장감과 균형, 절제된 힘을 강조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글로벌디자인본부 최고 디자인책임자(CDO)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는 "엑스 스콜피오 콘셉트는 제네시스만의 디자인 철학을 기반으로 혹독한 지형도 가로지를 수 있도록 설계된 특별한 오프로드 차량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제네시스가 오프로드라는 장르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차체 패널은 극한 환경에서도 신속한 수리가 가능하도록 분절 구조로 설계됐고, 실내는 험로 주행 중에도 운전자의 집중력과 편안함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험한 곳을 가기 위한 차'가 아니라, 험한 곳에서도 럭셔리를 유지하는 차라는 메시지다.


이번 행사에서 더 주목할 대목은 엑스 스콜피오 콘셉트 공개와 함께 제네시스가 콘셉트 모델 출시 전략을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단일 콘셉트카가 아니라 콘셉트카를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를 재정의한 것이다.

제네시스는 앞으로 콘셉트 모델을 △럭셔리(Luxury) △스포츠(Sport) △쿨(Cool)이라는 세 가지 감성 영역으로 나눠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분류가 아니라, 브랜드 확장을 관리하기 위한 기준에 가깝다.

럭셔리는 한국적 정서와 디테일을 극대화한 전통적 제네시스 영역(G90 기반으로 제작된 엑스 그란 쿠페, 엑스 그란 컨버터블 등), 스포츠는 고출력 경쟁이 아닌 여유 있는 고성능을 지향하는 럭셔리 퍼포먼스(GV80 쿠페, G90 윙백 콘셉트, GV60 마그마 콘셉트 등), 쿨은 라이프스타일과 도전정신을 반영한 확장 영역(GV80 데저트 에디션, GV60 아웃도어 콘셉트, GV70 아웃도어 콘셉트 등)이다.

엑스 스콜피오 콘셉트는 이 가운데 쿨 영역의 대표 모델로 제시됐다. 즉, 이번 오프로드 콘셉트는 일회성 실험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설정된 확장 축 위에 올라간 모델이다.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콘셉트 모델은 우리의 비전에 영감을 주고 고객과의 감성적 유대를 형성하는 매개체다"라며 "세 가지 감성 영역을 담아낸 콘셉트 모델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과 미래 기술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그동안 "콘셉트카는 양산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전략 발표는 콘셉트카가 단순한 디자인 쇼카가 아니라 브랜드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막이라는 극단적인 공간, 오프로드라는 낯선 장르 그리고 이를 묶는 콘셉트 전략의 공개까지. 모든 선택은 우발적이지 않다. 제네시스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넘어 '우리가 가려는 곳'을 보여주고 있다.

엑스 스콜피오 콘셉트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좌표에 가깝다. 사막에서 공개된 이 콘셉트는 제네시스가 더 이상 도심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