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서울 시내 정비사업 현장이 대출 규제 직격탄을 맞으며 이주 단계에서 멈춰 서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구역 43곳 중 39곳이 대출 규제로 이주비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강화 방안'과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1주택자 담보인정비율(LTV) 40% △다주택자 LTV 0% △대출 한도 6억원이라는 규제가 적용되면서 서울 내 대부분의 정비사업 현장이 사업 지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시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간 20회에 걸쳐 정비사업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청취한 조합과 조합원들의 위기 상황을 파악했다. 서울시장·국토교통부장관 면담(2회)과 실장급 실무협의체 회의(3회)를 통해 규제 완화를 지속 건의해 왔다. 하지만 현장의 고사 직전 위기감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해 현황을 공개했다.
◆대출규제 직격탄 맞은 39곳, 강남·중소규모 자금조달 양극화
이번 조사 대상 43곳 중 대출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3곳(시행일 전 관리처분인가 완료)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이주비 융자를 승인받은 모아주택 1곳을 제외한 39곳이 규제 영향권에 놓였다. 이 중 재개발·재건축이 24곳(2만6200호), 모아주택 등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15곳(4400호)이다.
현재 대출규제는 △1주택자 LTV 40% △다주택자(1+1 분양포함) LTV 0% △대출 한도 6억원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에 조합들은 이주비 부족으로 시공사 보증을 통한 제2금융권 추가 대출을 검토 중이다. 이에 고금리에 따른 막대한 이자 비용 부담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자금 조달 여건은 사업지역·규모, 시공사에 따라 더욱 양극화되고 있다. 강남권 등 대규모 정비 사업장은 기본 이주비 대비 약 1~2% 금리가 높더라도 대형 시공사를 통한 추가 이주비 조달이 가능하다. 중·소규모 사업장은 기본 이주비보다 3~4% 이상 높은 고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조합원 금융 부담이 가중될 뿐 아니라 자금조달 협상과 절차 이행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 이처럼 사업 지연과 사업비 증가 등 악영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중랑 면목동 모아타운, 이주 직전 대출 차단…사업 중단 위기
중견 건설사가 참여하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인 모아주택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정비사업의 마지막 관문인 '이주' 단계에서 대출 규제라는 장벽에 가로막힌 것이다.
실제 중랑구 면목동 A모아타운 구역은 4개 조합 총 811명 중 1주택자 515명(LTV 40%), 2주택자 이상 296명(LTV 0%, 대출 차단)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시공사는 신용도 하락 우려 등을 이유로 조합에 지급 보증 불가 입장을 통보하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 22일 국토교통부 실무협의체에서 이주비 대출을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분리해 LTV 70%를 적용하는 등 대출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27일에는 대출규제를 적용받는 40개 정비사업의 피해 현황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이날 서울시는 이주비 대출을 단순 가계대출이 아닌 주택 공급을 위한 필수 '사업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정책적 전환을 강조했다. 또 이주비 LTV 70% 상향 등 대출 규제 조정을 국토교통부에 재차 건의한 바 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주비 대출은 단순 가계대출이 아니라 주택공급을 위한 필수 사업 비용으로 인식하고 정책적 패러다임을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라며 "예정된 주택 공급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는 상황이 속히 개선돼야 하며 시민 주거 안정과 정비사업 정상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