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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학가 상권의 붕괴, 청년의 일상과 동기부여를 앗아가다

코로나 이후 상가 공실률 급증과 유학생 유치 경쟁의 역설

이윤선 원광대학교 초빙교수 기자  2026.01.27 16: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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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학가 상권의 붕괴는 단순한 경제적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청년의 생활 공간과 사회적 상호작용 기반이 흔들리는 구조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서울 신촌·이대 상권의 경우,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2024년 2분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18.6%로 나타났으며, 서울 전체 평균 공실률(6.5%)보다 약 3배 정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보도도 있다. 

최근 자료에서도 신촌·이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15.1%, 건대입구 18.2%, 홍대·합정 14.2% 등 대학가 지역 공실률이 서울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촌·이대 상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공실률이 5.6%포인트 증가하며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대학가 상권은 전통적으로 국내 대학생과 지역 주민의 소비·교류 중심지였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와 온라인 소비 패턴의 확산, 그리고 대학생들의 소비 활동이 대형 상권과 도심으로 분산되며 전통적 상권의 수요 기반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온라인 중심의 생활이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한 소비와 상호작용이 빠르게 줄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많은 대학은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학생 유치는 한편으로는 등록금 수입과 국제화 지표 개선의 수단으로 여겨지며, 해외 대학과 경쟁하는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제학생이 실제로 대학가 전통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못할 것이라는 현실도 확인된다. 해외 사례를 보면 국제학생은 거주·소비를 통해 지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만, 그렇지 않을 때 상권 회복 효과가 제한된다는 분석도 있다. 예컨대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는 국제학생 수 감소가 지역 상권 수요를 약화시키며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적 선택의 역설이 여기에 있다. 대학과 지자체는 유학생 유치 경쟁에만 주력하는 동안, 국내 재학생의 일상 소비와 사회적 상호작용 공간의 회복에는 소홀해졌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대학생활의 본질적 경험, 즉 현장 교류·소통·문화 활동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풍부하게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공간이 사라질 경우 학생들의 생활 동기와 사회적 관계망 형성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의 구직활동 활성화는 단지 경제 여건이나 경쟁력 확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공간적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생생한 경험과 네트워크가 동기부여의 핵심이 된다. 대학가 상권이 지속적으로 침체되면 청년들은 학교와 집만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 패턴에 갇힐 위험이 크다. 이는 단지 상권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청년의 생활환경과 동기부여 사이의 구조적 연결을 흔들며, 장기적 사회 참여 기반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

해법은 단순한 상권 회복이 아니다. 첫째, 대학·지자체·지역 상인·청년이 공동 거버넌스를 구축해 상권의 기능을 재정의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단순 소비 중심 공간이 아니라 활동·네트워크·문화가 공존하는 복합 생활 공간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유학생 유치 정책은 국내 재학생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전제로 설계되어야 한다. 유학생과 국내 학생이 함께 이용하고 소비하는 공간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설계가 요구된다. 

셋째, 지방자치단체는 청년의 생활 공간과 동기부여를 촉진하는 프로그램과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예술·문화·창업·학습이 결합된 공간 재생 전략은 청년의 일상적 동기부여를 복원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대학가 상권의 침체는 단지 점포 수의 감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청년의 일상 공간, 상호작용, 동기부여의 붕괴 가능성을 내포하는 사회적 문제다. 상권을 회복하는 일은 단지 경제적 활성화를 넘어 청년의 삶의 질과 미래 사회 참여 기반을 복원하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
 
이윤선 인력경영학자/원광대 미래인재개발처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