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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실적 시즌 개막…어닝쇼크 경계 속 코스피, '선별적 서프라이즈' 필요

"전반적인 숫자보다 실적이 어디에서, 어떻게 개선되느냐가 중요해지는 시점"

박대연 기자 기자  2026.01.27 16: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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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오천피'를 맞이한 코스피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큰 시점이다. 이에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연간 실적 전망 수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런 상황 속에도 4분기 실적 시즌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은 제한적이다. 실적 변동성이 큰 구간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실적 장세의 성격은 전면적 랠리보다 선별적 반응에 가까울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302조원으로 전년 대비 21.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리뷰 당시(11월 말 기준) 제시됐던 전망치보다 약 9조원 이상 상향 조정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 기업들의 순이익(지배주주 기준) 역시 224조원으로 전년 대비 33.5% 증가가 예상된다. 연간 기준으로는 실적 개선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분기별로 시선을 좁히면 분위기는 다소 달라진다. 지난해 4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은 약 83조원으로 추정되며, 전년 동기 대비 73.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치만 놓고 보면 큰 폭의 증가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약 48조원으로 이 경우 성장률은 44.8% 수준으로 낮아진다. 대형 반도체 기업의 실적 기여도가 여전히 높다는 의미다. 

◆ 반도체 쏠림 속 업종별 온도 차 확대

순이익 역시 비슷한 구조다. 지난해 4분기 코스피 기업들의 순이익(지배주주 기준)은 58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1%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순이익은 약 29조4000억원으로, 이 경우 증가율은 232%에 달한다. 

전체 숫자는 크게 개선되지만, 실질적인 실적 분포는 특정 업종과 종목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4분기는 구조적으로 변수가 많은 구간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코스피 4분기 실적은 약 90% 확률로 어닝쇼크를 기록했으며, 최근 5년으로 범위를 좁혀도 어닝쇼크 비중은 80%에 달한다. 

연말 일회성 비용 반영과 보수적 회계 처리로 인해 실적 추정치가 발표 직전까지 하향 조정되는 이른바 '4분기 빅배스'가 반복돼왔다는 설명이다. 

업종별로 보면 4분기 실적의 온도 차는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 성장률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는 △철강(+423%) △디스플레이(+332%) △조선(+242%) △IT하드웨어(+225%) △호텔·레저(+176%) △반도체(+138%) 등이 제시됐다. 전통 제조업과 IT 하드웨어, 일부 경기 민감 업종의 실적 회복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평가다. 

반면 △운송(-43%) △필수소비재(-21%) △자동차(-14%) △화장품(-13%) △미디어(-10%) 업종은 전년 대비 감익이 예상되는 구간으로 분류됐다. 같은 실적 시즌이라도 업종에 따라 실적 방향성이 엇갈리면서, 주가 역시 일률적인 반응보다는 차별화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어닝의 질'이 주가 좌우…영업이익 서프라이즈 '주목'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모두가 부담스러운 장'은 아니라는 시각이 제시된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2배로 과거 평균(약 10배)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수 전체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지만, 연초 이후 이익 추정치가 빠르게 상향됐음에도 주가 상승이 제한된 업종을 중심으로는 상대적인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진투자증권은 건강관리, 화장품,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업종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이처럼 업종과 종목 간 실적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시즌을 앞둔 투자 전략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의 종류'를 가려보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안지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일정 기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지속 현상(PEAD)' 현상을 분석한 결과, 당기순이익보다 영업이익 기준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응하는 전략의 수익률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당일의 단기 반응보다, 발표 이후 이어지는 주가 흐름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4분기 실적 시즌은 전반적인 실적 개선 흐름 속에서도 '선별'이 핵심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안 연구원은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종목군도 제시했다. 애널리스트 컨센서스가 3개 이상 존재하는 종목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5% 이상 상향 조정됐고,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이면서 외국인 수급 유입이 확인된 종목들이 대상이다. 

해당 종목군에는 삼성전자, 미래에셋증권, S-Oil, SK이노베이션, 선익시스템, 씨어스테크놀로지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안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시즌은 전반적인 숫자보다 실적이 어디에서, 어떻게 개선되느냐가 중요해지는 시점"이라며 "영업이익 기준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후 주가 흐름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