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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불황 생존기②] "개발형 모델로의 전환" AI 데이터센터·첨단 산업시설 선점전

전력·냉각·보안·네트워크 결합한 고난도 인프라…병목은 전력·인허가·수용성, 해법은 디벨로퍼화·운영 수익화

전훈식 기자 기자  2026.01.27 13: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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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택 경기 변동성과 PF 조정이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위기 대응은 분명해지고 있다. 분양 회복을 기다리는 전략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주택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전환·AI 인프라 등 발주 지속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이동시키고 있다. 불황기에도 매출과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 건설사들이 실제로 추진하는 '대체 매출' 방향성과 함께 그 과정에서 성패를 가르는 통제력(원가·공정·계약) 및 반복 수익 모델(O&M·자산화)을 점검하고 있다. 

주택 중심 사이클이 흔들릴수록 건설사 시선이 점차 '비주택'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는 축은 AI 확산이 만든 인프라 수요다.

AI는 단순히 서버를 늘리는 트렌드가 아니라 전력·냉각·보안·네트워크 등이 결합된 고난도 인프라 투자를 동시에 확대시키는 촉매로 작동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함께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시설은 공정 난도가 높고 납기가 까다로워 시공 역량 자체가 진입장벽으로 작동한다. 기업 투자와 산업정책,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따라 물량이 움직인다는 점에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비주택 핵심 먹거리'로 자리 잡을 여지가 크다는 게 업계 평가다. 

수주 공시만 놓고 봐도 데이터센터는 "수주 1건이 회사 외형을 흔드는 규모"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 현대건설이 수주한 '프로젝트 TIMBUKTU 데이터센터 신축공사' 수주금액만 8074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대건설 최근 매출액 대비 2.47% 수준이다.


DL이앤씨 'ICN11 데이터센터' 조성 계약의 경우 3616억5200만원으로, 지난해 연결매출액 4.35%에 해당한다. 단일 프로젝트가 연결 매출에 있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보다 앞서 '가산DCJV 데이터센터 신축공사'도 1991억원(매출액比 2.66%) 규모로 공시한 바 있다.

이처럼 데이터센터는 "전담 조직과 레퍼런스가 있는 기업이 연속적으로 기회를 잡는 시장"이라는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 

◆"AI가 발주를 만든다" 승부처는 MEP·운영 안정성

데이터센터 공사 핵심은 외형보다 MEP(기계·전력) 및 통합 운영 안정성에 가까운 편이다. 

사실 데이터센터는 전력 수배전·UPS·비상발전·항온항습·냉동/냉각·소방·보안·네트워크 등 설비가 복잡하게 결합되는 동시에 AI 연산 수요가 커질수록 전력과 발열(냉각)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이 때문에 발주처가 요구하는 건 '준공'보단 '가동 가능한 준공'이다. 예정 시점에 가동하지 못하면 임대·서비스 계약 이행이 흔들리며, 이는 손실로 직결된다. '납기=사업성' 구조에서 시공사는 공기 단축과 품질·안정성을 동시에 증명해야 한다.

이로 인해 최근 수주전은 '공사비 경쟁'보다 '통합 수행 패키지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설계 최적화(전력·냉각 효율) 외에도 △핵심 기자재 조달력(공급망 관리) △공정 통합(패스트트랙) △시운전·검증(Commissioning) 등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가 평가 기준이다.

DL이앤씨가 가산 데이터센터 준공 당시 언급한 "단순 시공을 넘어 시스템 시운전까지 담당했다"라는 대목 역시 시장이 요구하는 역량 방향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짓는 산업'에서 '프로젝트'로의 진화…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시설도 '납기 전쟁'

물론 '성장 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익이 자동으로 보장되진 않는다.

데이터센터는 전력계통 연계가 확보되지 않으면 출발선에서 멈춘다. 인허가 과정에서는 환경·열·소음·교통·안전·경관 등 복합 쟁점이 얽히기 쉽다. 주민 수용성 문제가 커지면 공기 지연과 설계 변경, 추가 비용(클레임) 리스크가 연쇄적으로 확대된다. 즉 데이터센터 경쟁은 시공 기술을 넘어 △전력계통 연계 전략 △인허가 대응 △지역 상생 설계까지 포함한 '프로젝트 통합 역량'으로 확장된다.


실제 시장 전략 키워드도 '디벨로퍼화'로 진화하는 추세다. 최근 건설사들이 단순 도급에 그치지 않고, 개발 단계부터 관여하려는 이유 역시 △입지 선정 △전력 확보 △인허가 리스크 관리 △운영 안정성 확보까지 한 번에 설계해야 사업이 완결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 완료 이후에도 유지보수·설비 교체·증설·효율 개선 등 운영 국면에서 추가 매출이 발생할 수 있어 개발–시공–운영을 잇는 구조를 만들수록 수익 모델이 다층화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AI 확산은 데이터센터 수요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시설 투자도 자극한다. 이들 첨단시설의 경우 △클린룸 △진동·미세먼지 △온습도 △화학물질·가스·폐수 처리 등 공정 요구조건이 까다롭고, 준공 지연이 곧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 결국 '제때' 완공할 수 있는 공정 관리와 품질·안전·보안 체계가 진입장벽인 셈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와 첨단 공장은 공통적으로 MEP 비중이 높고 공정 간섭이 크며 납기 압박이 강하다"라며 "때문에 건설사들은 이를 하나의 '하이테크 산업시설 패키지'로 묶어 접근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AI 시대를 맞이한 건설사에게 있어 데이터센터·첨단 산업시설은 분명한 기회다. 수주 공시에서 확인되듯 단일 프로젝트가 최근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 체급이 커졌고, 레퍼런스를 축적한 기업은 반복 발주를 통해 장기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전력·인허가·수용성이라는 '병목'과 함께 △공기 지연 △설계 변경 △원가 상승 △클레임 리스크 등이 언제든 손익을 흔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를 맞이한 건설업계 승부처는 '얼마나 많이 짓느냐'가 아니다"라며 "전력·냉각·보안·네트워크를 통합 설계하고, 개발–시공–운영을 잇는 파트너십과 사업모델을 구축하며, 인허가·수용성 리스크까지 관리해 운영 가능한 인프라를 '제때' 완성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결국 AI 인프라 선점 경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부연했다. 

AI 확산이 촉발한 데이터센터·첨단 산업시설 선점 경쟁이 건설사 '대체 매출'로 이어질지는 전력 확보와 인허가·수용성 리스크를 선제 관리하고, 개발–시공–운영을 잇는 디벨로퍼형 모델과 운영 수익화(O&M)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병목을 통제해 '가동 가능한 준공' 실현 실행력이 실적을 가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요 건설사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