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국고용서비스협회(협회장 이원장, 이하 전고협) 건설서비스분과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건설일용노동자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23일 밝혔다.
임금체불 방지를 목적으로 도입되는 '발주자 임금 직접지급제'가 오히려 당일 임금이 절실한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현장에서 내모는 역설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가 예고한 개정안은 오는 3월30일부터 공공공사 발주자가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을 통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고협은 이러한 방식이 한 달에 한 번 통장으로 임금을 수령할 수 있는 상용직에게는 효과적이지만, 당일 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용직에게는 부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건설일용노동자 상당수는 신용불량이나 주소지 불안정 등으로 인해 본인 명의의 통장을 개설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에게 월 1회 지급 방식은 사실상 현장에서의 퇴출 통보와 다름없다는 것이 협회 측 설명이다. 실제로 일용직 노동자 인터뷰 결과, 당장 현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생활 유지가 힘든 사례가 대다수로 나타났다.
전고협은 수십년간 현장에서 작동해 온 '임금대위변제' 관행을 제도화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제안했다. 임금대위변제는 직업소개사업자가 일용노동자에게 당일 임금을 먼저 지급한 뒤, 나중에 건설사업자로부터 해당 금액을 정산받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보장함과 동시에 임금체불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역할을 해왔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조사에 따르면 유료직업소개소를 통한 취업 시 체불 경험 비율은 17%로, 인맥(34%)을 통한 경우보다 절반가량 낮게 나타났다.
현장의 목소리도 임금대위변제 제도화에 힘을 싣고 있다. 전고협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직업소개사업자(96.1%), 건설업체 관리자(88.7%), 건설일용노동자(82.9%) 모두 제도화에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건설업체 측 역시 매일 발생하는 임금 지급 행정 업무와 비용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전고협은 지난 21일 전주 국토교통부 장관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임금 직접지급 일률 강행 중단 △임금대위변제 제도화 및 시스템 반영 △민·관 협의체 구성 등을 공식 요구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혁신 정책이 벼랑 끝 일용노동자를 사지로 내모는 '옥의 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건설 산업의 근간과 노동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