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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물류센터 불법점거, 한국GM 공급망 운영 차질 심각

공급망 운영 취약성 노출…고객서비스·중소 협력업체로 피해 확산

노병우 기자 기자  2026.01.23 12: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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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GM이 세종 부품물류센터 불법 점거 사태로 심각한 운영 차질을 겪고 있다.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내수·수출 비즈니스와 전국 고객서비스, 나아가 국내 중소 부품 유통망 전반에까지 충격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번 사태는 기존 물류 운영업체였던 우진물류와의 계약종료 이후 발생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계약종료 자체보다, 한국GM의 부품 물류 구조가 하나의 거점에 과도하게 의존해 왔다는 점 그리고 그 취약성이 현실화됐다는 데 있다.

한국GM에 따르면, 세종 부품물류센터 운영을 맡아온 우진물류와의 계약은 2025년 12월 말 종료가 예정돼 있었고, 이에 따라 같은 해 11월 관련 기준과 절차에 따라 신규 물류업체 선정이 이뤄졌다. 기존 업체를 포함한 복수의 물류사가 참여한 공개 절차 끝에 새로운 협력사가 선정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후 2025년 12월 우진물류가 폐업 수순을 밟으며 소속 직원들의 근로관계도 종료됐다. 법적으로는 계약종료와 함께 정리된 사안이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 단계에서 발생했다.

한국GM은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우진물류 소속 근로자 126명 전원에게 부평·창원 생산사업장으로의 정규직 채용 기회를 제안했다. 이는 한국GM이 그간 협력업체 근로자 약 13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온 기준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의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제안을 수용한 인원은 20% 수준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일부 근로자와 노동조합이 세종 부품물류센터를 점거하며 신규 물류업체 직원들의 출입을 막았고, 그 결과 물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는 상황으로 번졌다.

물류센터 운영 차질은 곧바로 고객서비스로 직결됐다. 전국 서비스센터의 부품 출고가 지연되면서 차량 정비와 수리가 차질을 빚었고, 특히 소규모 부품대리점과 협력 서비스센터의 경영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GM은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 대여차 이용이 어려운 고객을 대상으로 한 GM 차량 대차 지원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을 활용한 긴급 부품 조달 △전국 380여개 서비스센터와 200여개 부품대리점 간 재고 교환 △콜센터 운영 강화 등의 임시 대응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은 근본적인 해법이라기보다는 응급처치에 가깝다. 세종 물류센터는 한국GM 부품 공급의 핵심 거점으로, 장기적인 운영 차질이 이어질 경우 내수 고객 신뢰도 하락은 물론, 수출 물량 관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한국GM이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법적 의무는 없지만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채용을 제안했다"는 논리다. 이는 회사가 최소한의 법적 리스크 관리는 넘어서는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메시지다.

반면 노조 측에서는 물류센터라는 동일 사업장 내 고용 연속성과 생계 문제를 문제 삼고 있다. 즉, 이번 갈등은 법적 책임의 경계와 사회적 책임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라는 오래된 노사 갈등의 전형적인 쟁점을 다시 드러낸 셈이다.

다만 점거 방식으로 물류 거점을 봉쇄한 행위는 고객서비스와 제3자인 협력업체, 중소 부품업체에까지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세종 물류센터 사태는 한국GM이 여전히 안고 있는 구조적 리스크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내수 비중이 낮고, 생산·물류·수출이 긴밀하게 맞물린 구조에서 단일 거점의 마비가 전체 사업에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GM 철수설이 반복적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고객서비스 차질과 공급망 불안은 브랜드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판매량보다 안정성이 더 중요한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단기간 내 봉합되지 않을 경우 그 파장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GM은 신규 물류업체 및 협력사들과 협력해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추진하는 동시에 더 많은 우진물류 근로자들이 채용 제안을 수용해 정상화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결국 관건은 법적 판단 이전에 어떤 방식으로 갈등을 수습하고, 물류 시스템을 안정화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마련하느냐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법 점거 사건이 아니라 한국GM의 공급망 구조와 노사 관계, 한국 시장에 대한 책임 의식을 동시에 시험하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