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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진흙에서 글로벌 K-뷰티로…보령머드, 30년 혁신으로 세계를 두드리다

'지역자원'에서 'K-머드 산업'으로…보령머드 30년의 진화

오영태 기자 기자  2026.01.23 09: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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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992년 개봉한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영화 '플레이어(The Player)' 호텔 머드탕에서 남녀 주인공이 온몸에 진흙을 바르며 즐기는 이 장면은 뜻밖에도 보령의 미래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장면에서 영감을 얻은 보령시는 대천해수욕장 인근 갯벌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구상을 시작했고, 1994년 한국화학연구소 성분 분석을 통해 보령 갯벌 진흙에 알루미늄 등 9종의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30년이 흐른 지금, 보령머드는 연매출 15억원 규모의 지역 대표 산업으로 성장했다. 단순한 화장품을 넘어 축제·관광·수출을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며 'K-머드'라는 새로운 브랜드 영역을 개척했다. 보령머드의 지난 30년은 지역자원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산업으로 키워낸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보령머드 산업의 출발점은 1994년 원광대학교 연구팀의 발견이었다. 바다 진흙을 화장품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발상이었다. 보령시는 원광대학교,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과 손잡고 국내산 머드 화장품 원료 연구에 본격 착수했다.

1996년 머드팩·바디클렌저·비누·샴푸 등 4종의 머드화장품이 출시됐지만, 낮은 인지도 탓에 초기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이에 보령시는 전략을 전환해 1998년 '제1회 보령머드축제'를 개최하며 머드화장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축제는 곧 대한민국 대표 여름 축제로 성장했고, 머드 산업은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보령머드는 생산 기반과 기술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2001년 비누공장 준공, 2004년 머드공장 집단화로 제조 기반을 구축했으며, 2006년에는 '보령머드(Boryeong Clay)'가 국제화장품 원료집(ICID)에 등재되며 글로벌 화장품 원료로 공식 인정받았다.

2009년 머드파우더 제조방법 특허권을 확보했고, 2018년에는 30억원을 투입한 머드 고도화사업을 완료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했다. 2019년 보령축제관광재단으로 운영을 이관한 뒤 'BORYEONG MUD+' 브랜드로 리뉴얼하며 K-머드의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이후 2020~2021년 대한민국 품질혁신대상(천연화장품 부문) 2년 연속 수상, 2022~2024년 고객신뢰도 1위 프리미엄 브랜드 대상 3년 연속 수상이라는 성과로 브랜드 신뢰도를 입증했다.

보령머드의 글로벌 위상은 2022년 한층 강화됐다. '해양의 재발견, 머드의 미래가치'를 주제로 열린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는 서해안권 최초의 해양 관련 국제박람회로, 보령머드의 산업적 가능성을 세계에 알렸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제25회 보령머드축제와 연계된 박람회에는 국내외 84개 기관·기업이 참여했고, 135만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수출상담 501만 달러, 수출계약 187만 달러를 기록하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보령머드는 지역 브랜드를 넘어 국제 해양 신산업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령머드는 2025년 매출 15억원을 달성했으며, 2026년에는 2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37종의 제품을 생산 중이며, 최근 머드 클렌저·마스크팩·버블팩·K-POP 콘서트 굿즈 등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유통망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와디즈, 인천공항 T1 면세점, 하나로마트 등 온·오프라인 채널을 넓히는 한편, 미국 FDA 인증을 획득해 미국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홍콩·일본·싱가포르 등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도 확장 중이다. K-뷰티 열풍 속에서 보령머드는 'K-머드'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구축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보령머드 산업은 정부 지원을 발판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있다. 2025년 산업통상자원부 '시군구 연고산업육성사업'에 선정돼 2026년까지 2년간 지원을 받으며, 지역 내 30여 개 머드 기업이 시제품 제작·인증·디자인·마케팅을 원스톱으로 지원받고 있다.


건양대학교 RISE사업과 연계한 '머드기반 맞춤형 K-뷰티 Hub 구축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29년까지 메타버스 보령머드 전시관, 블록체인 기반 인증·유통 시스템,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한 산업 고도화를 추진한다.

보령머드 30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선이다. 보령머드축제는 연간 169만명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여름 축제로 성장했고,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대형 한류종합행사 공모에 선정돼 2억8000만원의 국비 지원을 확보했다.

매출 20억원 달성, 해외 시장 확대, 제품 리뉴얼, 기술 융합 등 보령머드의 다음 청사진은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청정 자연에서 출발한 작은 발견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보령머드는 이제 'K-머드'라는 이름으로 세계 시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영화 속 한 장면에서 시작된 상상은 현실이 됐다. 그리고 보령머드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