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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피' 달성한 날…여의도 흔든 '거래시간 연장 반대' 함성

사무금융노조 "넥스트레이드 견제용 졸속 대책…정은보 이사장 퇴진하라"

박진우 기자 기자  2026.01.22 13: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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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코스피 지수가 '꿈의 고지'로 불리던 '오천피'를 달성한 22일 한국거래소 앞에는 증권 노동자들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거래소가 추진 중인 '주식 거래시간 연장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거래소가 올해 6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힌 오전 7시 조기 개장 및 오후 8시까지의 애프터마켓 운영이다. 

노조는 이를 두고 오는 3월 출범 예정인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와의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거래소가 내놓은 '점유율 방어용 졸속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한국거래소가 70년 독점 체제 속에서 총자산 10조원 규모의 거대 공룡 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거래소와의 경쟁에서 발생한 실적 악화를 노동자의 희생으로 메우려 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한국거래소가 1956년 출범 이후 대한민국 자본시장 발전의 역사와 함께해 왔으나, 그간 독점 체제 속에서 수천억원의 이익을 내며 총자산 10조원이 넘는 거대 공룡 기업으로 안주해 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코스피 5000 시대가 거래 시간을 늘려서 이뤄진 것인가"라며 "불투명한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상법 개정 등 시장의 밸류업 노력이 반영된 결과이지, 거래 시간 연장이 선진 자본시장으로 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정은보 이사장이 임기 1년을 남겨둔 시점에 본인의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이러한 작태를 벌이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욱 증권업종본부장 역시 거래소의 행보를 '일방적 독주'라며 날을 세웠다.

이 본부장은 "금융위원회조차 증권 노동자와 협의해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을 만들라고 권고했음에도 거래소는 언론 플레이에만 열을 올리며 7시 개장을 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거래시간 연장이 가져올 실효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 본부장은 "많은 투자자와 증권사 사장단, 운용사 관계자들을 만나본 결과 거래시간 확대는 허울에 불과하다"며 "유동성이 정해진 상태에서 거래 시간만 늘어나면 호가가 분산돼 오히려 투자 환경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시스템 운용상의 기술적 허점과 거래소의 책임 전가 행태에 대한 성토도 쏟아졌다.

KB증권 지부장은 "넥스트레이드는 프리마켓 주문이 정규장으로 자동 이관되는 '원보드' 체계를 갖췄으나, 거래소는 이를 회원사가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이라며 "시스템 미비로 인한 고객 혼란과 사고 위험을 증권사에 떠넘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거래소가 지난해 실시한 한시적 수수료 인하 역시 회원사를 단순한 테스트베드로 이용한 것"이라며 "6% 이상의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인 KB증권의 반대 의견조차 묵살한 일방적 처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전 7시 개장을 위해서는 IT 인력과 고객센터의 새벽 근무가 필수적임에도, 대다수 증권사는 인적·물적 자원을 위한 예산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실질적 노동의 질을 악화하며 금융투자 시스템을 위태롭게 할 연장안을 당장 폐기하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은보 이사장의 퇴출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