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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구조 바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한국시장 체질 전환

한층 강화된 구매·브랜드 경험 제공…기후행동 실천 프로그램 그린플러스 집중

노병우 기자 기자  2026.01.22 12: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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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2026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체질 전환에 나선다. 올해 국내 시장에 총 10종의 신차를 투입하는 동시에 판매 구조 자체를 바꾸는 '리테일 오브 더 퓨처(Retail of the Future)'를 도입하며 브랜드 운영 방식의 방향을 명확히 했다. 

이번 발표는 신차 출시 계획을 포함해 한국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어떤 방식으로 고객과 관계를 맺을 것인지에 대한 전략 선언에 가깝다.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는 "올해는 메르세데스-벤츠 역사상 가장 큰 규모 신차 출시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는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고, 더불어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해 고객들께 차별화된 리테일 경험을 전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라인업 확장에서 플랫폼 전환으로

올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예고한 신차 10종 가운데 핵심은 4종의 신규 전동화 모델이다. 디 올-뉴 CLA를 비롯해 △디 올-뉴 일렉트릭 GLC △디 올-뉴 일렉트릭 GLB는 모두 기존 모델의 파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전략의 결과물이다.

특히 CLA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향후 전략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다. MMA(Mercedes-Benz Modular Architect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순수 전기차와 48V 기술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동시에 운영하며, MB.OS(Mercedes-Benz Operating System)를 최초로 적용했다. 생성형 AI 기반 인터페이스를 통해 차량과 사용자의 상호작용 방식을 재정의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다.


GLC와 GLB의 전동화 전략도 같은 흐름에 놓여 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GLC는 MB.EA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를 처음 적용한 순수 전기 SUV로 전환되며, GLB는 MMA 기반 전기 SUV로 라인업의 하단을 책임진다. 이는 전기차 라인업을 개별 모델 단위가 아닌, 플랫폼 단위로 재정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최상위 세그먼트와 SUV를 중심으로 한 6종의 부분변경 모델은 기존 고객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보완 축으로 작동한다.

◆'140주년' 브랜드 자산을 다시 쓰다

올해는 칼 벤츠(Carl Benz)가 최초의 자동차를 발명(1886년)한 지 140주년이 되는 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를 단순한 기념 연도가 아닌,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재료로 적극 활용한다. 

주요 신차와 최상위 라인업에 다양한 에디션 모델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은 기술 변화 속에서도 브랜드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시장에서 △마이바흐 △AMG △G-클래스 등 최상위 세그먼트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된 흐름과 맞물린다. 지난해 AMG는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약 36% 성장했고, G-클래스는 연간 3289대가 판매되며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이 결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최상위 세그먼트에서 전년 대비 약 18% 증가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E-클래스와 GLC 역시 각각 수입차 내연기관 세단 1위,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브랜드의 중심축 역할을 이어갔다. 상위와 중심 라인업 모두에서 균형 잡힌 성과를 냈다는 점은 향후 전략 실행의 기반이 된다.

◆새로운 판매 방식 '리테일 오브 더 퓨처'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새로운 판매 방식 도입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상반기부터 리테일 오브 더 퓨처를 본격적으로 적용한다. 딜러사별로 분산돼 있던 재고와 가격 구조를 통합해 전국 어디서든 동일한 조건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중앙 집중식 판매 방식이다.

이 변화는 가격 투명성 확보를 넘어, 브랜드 경험의 통일성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고객 계약과 결제 프로세스를 본사가 주도함으로써 딜러사는 운영 효율을 높이고, 고객은 가격 협상에서 벗어나 제품과 브랜드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미 △독일 △영국 △스웨덴 등 12개국에서 도입된 이 방식은 고객만족도와 서비스 일관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그 효과가 그대로 재현될 경우 수입차 시장 전반의 유통 구조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사회공헌 전략에서도 방향성이 분명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는 지난 11년간 누적 575억원을 기부하며 업계 최대 규모의 사회공헌활동을 이어왔다. 올해는 기후행동 실천 프로그램 그린플러스(GREEN+)를 중심으로 환경과 과학을 결합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과 캠페인에 역량을 집중한다.

기브앤 레이스, 기브앤 드림 장학사업을 지속하면서도, 환경교육이라는 명확한 테마를 전면에 내세운 점은 ESG 전략의 무게중심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시장에서의 다음 단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2026년 전략은 세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전동화 플랫폼 전환, 브랜드 경험 중심의 유통 구조 개편 그리고 최상위 세그먼트 리더십의 지속 강화다. 여기에 사회공헌 전략의 재정렬까지 더해지며, 단기 판매 성과보다 중장기 브랜드 가치에 초점을 맞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신차 10종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뒤에 깔린 구조적 변화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제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떻게 경험하게 하느냐'를 중심에 두고 한국 시장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