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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대출규제 여파 "거래는 늘었지만, 고가는 식었다"

서울 거래량 회복 '15억 이하' 쏠림…25억 초과 거래, 전년比 29% 감소

전훈식 기자 기자  2026.01.22 11: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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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연말로 갈수록 거래가 살아난다"는 체감과 다르게 서울 아파트 시장 회복은 가격대별로 온도차가 뚜렷했다. 지난해 시행된 10.15 부동산 대책이 가격 구간별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한도를 △15억원 이하 최대 6억원 △15억~25억 최대 4억 △25억 초과 최대 2억원으로 차등 적용하면서 시장 거래 '주 무대'가 중저가로 이동한 것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아파트 실거래 시장 분석'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2024년~2025년 거래(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14만835건을 분석한 결과, 2025년 12월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82.3%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10.15 대책 시행 직전·직후 흐름을 보면 변화는 더 선명하다.

2025년 10월(대책 시행일 포함) 15억 이하 비중은 73.4%였지만, 12월에는 82.3%로 8.9%p 뛰었다. 같은 기간 15억~25억 구간은 6.3%p 감소(19.5%→13.2%)했으며, 25억 초과 구간 역시 2.5%p 하락(7.0%→4.5%)했다.

거래 비중 변화는 단순히 '한 달의 변동'으로 보기 어렵다. 전체 거래 기준으로 △9월 9013건 △10월 8847건으로 거래가 늘어났음에도, 당시 15억 이하 비중(75.4%→73.4%)은 오히려 낮아진 바 있다. 이후 11월(3427건)에는 비중이 73.5%에 머물렀지만, 12월(4580건) 들어 82.3%로 급반등했다. '거래량 사이클'과 별개로 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거래 구성에 반영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아울러 11월 당시 25억 초과 비중(10.5%)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부분은 '정책 무력화'로 보기  힘들다. 대책 시행 직후 기존 계약 잔금 처리 등 '밀린 거래'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큰 동시에 12월 들어 이런 효과가 소멸되며 규제 영향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거래량과 거래 '구성'이 엇갈렸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12월 전체 거래건수(4580건)는 전년대비 34.9% 늘어났다. 다만 가격대별로는 25억 초과 거래 비중이 4.1%p 급락(8.6%→4.5%)했으며, 거래 건수 자체도 29.4% 감소(293건→207건)했다. 

반면 15억 이하 거래는 2621건(77.2%)에서 3768건(82.3%)으로 늘어나며 비중도 5.1%p 확대됐다. 15억~25억 구간의 경우 거래 건수(480건→605건)가 늘었지만, 전체 거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비중은 0.9%p 낮아졌다. '거래가 늘었다'라고 시장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비교는 계절적 요인을 통제해 정책 '구조적' 영향을 보려는 의도에서 2025년 11~12월과 전년(2024년 11~12월)을 대조했다. 단기 심리 또는 연말 이사 수요 등 변수에 가려지지 않도록 같은 달끼리 거래 비중을 비교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15억 이하 거래가 '평균 매매가격이 낮은 외곽권'에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2025년 12월 기준 노원구는 500건이 거래되며 △평균 금액 6억2000만원 △15억 이하 비중 100%를 기록했다. 성북구(297건·평균 8억8000만원·98.7%)과 강서구(285건·평균 8억5000만원·96.0%)도 유사한 분위기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노원구나 은평구, 도봉구 등은 15억 이하 비중이 100%에 달한다"라며 "평균 매매가가 6~9억원대로, 대출 한도(6억원) 혜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실수요자 중심 거래가 활발하다"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반면 송파구나 양천구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15억 이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같은 서울 내에서도 대출 규제가 체감되는 지점이 다르게 나타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10.15 대책은 '가격대 양극화'보단 거래 유동성이 구간별로 분리되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가격대별 대출 한도 차등화는 예상대로 대출 한도가 높은 '15억 이하 구간'으로 수요를 이동시키고, 한도가 낮을수록(4억→2억) 거래가 위축되는 패턴을 뚜렷하게 만들었다. 특히 25억 초과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거래 비중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에도 현행 규제가 유지된다면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량과 가격이 분리되는 이중 구조가 고착화될 전망이다.

거래량 측면에서는 대출 한도(6억) 혜택을 누릴 수 있는 '15억 이하 중저가 시장'으로 수요가 지속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신규 공급이 급감하고 '팔면 다시 못 산다'라는 인식 확산에 따른 매물 잠김까지 겹치면 중저가 시장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가 주택 시장은 현금 자산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 대출 규제로 거래량은 감소하더라도, 강남·서초·송파 '강남3구' 및 용산, 성수 등 핵심 입지에서는 신고가 경신이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양지영 위원은 "결국 10.15 대책은 '어디서 사느냐'와 '얼마로 사느냐'에 따른 시장 분절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런 양극화 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