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법원이 징역 23년 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12·3 불법 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1일 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포고령을 발령한 것은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한 전 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전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계엄에 반대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국무회의 외형을 갖추게 했다고 보고 그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만류로 볼만한 아무 자료도 없고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다른 국무위원들의 만류 때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만류는커녕 (계엄에 핵심 역할을 한 당시 국방부장관인) 김용현에 서류봉투를 건네줬다. 윤석열 비상계엄 정당성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 의견 표하지 않은 것은 지지"라며 "국무회의 외관을 형성해 심의 절차를 갖추게 해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법 계엄 선포를 막지 않고 방조한 혐의로 지난해 8월29일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은 당초 한 전 총리를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기소했으나, 공판 과정에서 재판부의 요구에 따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특검팀은 결심 공판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특히 재판부는 "한 전 총리는 폭동 수단으로 계엄 선포를 인식했다. 비상계엄 저지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라고 꼬집었고,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단전·단수 지시 조치를 협의한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피고인이 국무위원 권한 행사하지 않았다. 권한을 행사했다면 내란 행위를 쉽게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총리 권한 행사하지 않은 것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무위원들이 부서 거부하자 한 전 총리가 서명을 지시하기도 했다고 혐의를 인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했다가 폐기한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진술을 유보하지 않은 채 단정적으로 문건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간접적으로나마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자로서 12ㆍ3 비상계엄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오히려 그 일원으로서 가담했다"며 "그 행위로 인해 대한민국이 민주적 기본질서가 유린당했던 어두운 과거로 회귀해 독재정치라는 수렁에서 장기간 헤매나오지 못하게 될 수 있었고 국민은 씻을 수 없는 상실감과 상처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윤석열이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는 행위는 내란에 해당하고 이는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석열과 그 추종세력의 친위 쿠테타"라며 엄한 처벌이 타당하다고 전제했다.
또 "'친위 쿠데타'가 발생했다는 사실로 생긴 경제적 정치적 충격은 기존 내란행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른다고 보인다"며 "기존 내란 사건 대법 판결은 피고인의 형을 정함에 있어 기준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사회적 관심사를 고려해 이날 선고 공판을 생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