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약 관련 업체 임원으로 재직하며 대규모 의약품을 신고 없이 수출·수입하거나 가격을 허위로 신고한 부부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는 지난 20일 관세법 및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업체 임원 B씨(45)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의 아내이자 C업체 임원인 D씨(45)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이와 함께 약사법 위반 혐의로 A업체에는 벌금 700만원, C업체에는 벌금 68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B씨 부부는 2021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제약 관련 업체 임원 지위를 이용해 중증질환 치료제와 발기부전 치료제 등 총 6억3000여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수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무신고로 반출된 발기부전 치료제만 22만9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해외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부풀려 허위 신고한 혐의도 받았다. 해당 치료제가 해외 암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된다는 점을 노리고, 실제 개당 0.8달러인 제품 가격을 2달러 이상으로 허위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폐암 치료제 복제의약품 등 중증질환 의약품 4000여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하지 않은 채 밀수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수사가 본격화되자 B씨가 소속된 A업체는 임직원들의 회사 노트북을 교체하고, 수출입 물량이 맞지 않는 부분을 샘플로 위장하기 위해 해외 업체와 사전에 말을 맞춘 정황도 드러났다. A업체는 범행이 적발된 이후인 2023년 9월 B씨를 직위 해제했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두 달 만에 신사업추진본부장으로 복귀시킨 사실도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
재판부는 "이번 범행은 회사의 의사 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임원이 조직과 인력을 동원해 저지른 것으로, 회사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무신고 반출이 관행적으로 이뤄졌음에도 이를 방지할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하고 이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