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기자 기자 2026.01.21 11:01:16















[프라임경제] 정부가 1470원 대의 고환율을 방어하고 침체된 국내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해외 주식 투자 자금의 국내 환류를 유도하는 강력한 세제 혜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매도하고 국내로 자금을 가져올 경우 양도소득세를 전액 또는 차등 감면해주는 것이 골자다.
20일 기획재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705억 달러(약 251조 원)를 넘어섰다. 이는 불과 1년 사이 달러 환산 기준 2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기술주 중심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정부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을 핵심으로 한 자본 리쇼어링(Reshoring) 대책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의 핵심인 RIA는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 감면이다. 투자자가 RIA를 통해 해외 주식을 매도하고 해당 자금을 국내로 반입할 경우, 1인당 매도 대금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양도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현행 세법상 해외 주식 투자 수익은 250만 원의 기본 공제를 제외한 금액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그러나 RIA를 활용할 경우 이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 주식을 1750만 원에 매수해 5000만 원에 매도한 투자자 A씨의 경우, 기존에는 차익 3250만 원(기본공제 제외 시 3000만 원)에 대해 약 660만 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했으나, 이번 제도를 활용하면 세액이 '0원'이 된다.
정부는 조기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시기별로 감면 혜택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올해 1분기(3월 말)까지 매도 및 환전을 완료할 경우 양도세를 100% 면제하지만, 2분기(6월 말)에는 80%, 3분기(9월 말)에는 50%로 혜택이 축소된다.
다만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사후 관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환전한 자금은 최소 1년 이상 국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거나 예치금(현금) 형태로 유지해야 하며 채권 및 채권형 펀드 투자는 인정되지 않는다.
편법적인 재투자, 이른바 '체리피킹'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RIA를 통해 세제 혜택을 받은 당해 연도에 타 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을 다시 매수할 경우, 재매수 금액 비율만큼 감면받은 세액을 추징당하게 된다. 이는 자금의 실질적인 국내 체류를 강제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환헤지 투자 활성화와 장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추가 대책도 병행한다. 개인 투자자가 환헤지 상품에 투자할 경우 투자 금액의 5%(1인당 500만 원 한도)를 해외주식 양도소득에서 공제해주기로 했다.
또한 오는 6~7월 출시 예정인 '국민성장펀드'에는 파격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국내 주식에 3년 이상 투자하는 경우, 투자 금액에 따라 최대 180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율은 △3000만 원 이하 40% △3000만~5000만 원 20% △5000만~7000만 원 초과분 10%로 차등 적용된다. 펀드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9%의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되나, 최근 3년 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이 제한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고환율과 국내 증시 수급 불균형을 동시에 해소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도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성장성을 포기하고 1년간 자금을 묶어야 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할 때 실제 투자자들의 복귀 규모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세제 개편안은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 등 관련 법안이 통과되어야 시행이 확정된다. RIA 관련 특례는 올해 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