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전시·컨벤션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전시물류 비효율이 본격적인 해법을 맞이했다. CJ대한통운(000120)과 코엑스가 AI 기반 전시물류 전용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며, 전시 산업 전반의 운영 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CJ대한통운은 코엑스와 함께 국내 최초 AI 기반 전시화물 전용 물류서비스 '엑스박스(ExBox)'를 공식 론칭했다. 단순한 물류 협업을 넘어, 전시 준비부터 종료 이후 회수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는 구조다.
전시물류는 일반 택배·유통 물류와 달리 일정이 촘촘하고, 물품 종류와 반입 시점이 제각각인 데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짧은 시간에 대규모 물동량이 몰리는 특성이 있다. 그럼에도 그간 전시물류는 개별 참가기업 단위로 분절 운영되며 비효율과 혼잡을 반복해 왔다.
엑스박스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전시 일정, 행사 규모, 취급 품목, 부스 위치 정보 등을 AI가 종합 분석해 자동 배차와 최적 경로를 설계하고, 밀크런(Milk Run) 방식의 집배송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여러 참가 기업의 물량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차량 운행을 최소화하는 구조다.
참고로 밀크런은 한 대의 트럭이 여러 가정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면서 빈 우유병을 회수하고 새 우유를 배달하던 방식에서 비롯된 물류 시스템이다. 한 대의 차량이 여러 업체를 방문해 물품을 수거·배송하도록 해 효율성을 높이고 운행 차량 수와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참가기업 입장에서는 물류비 절감과 일정 관리 부담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전시장 운영 측면에서는 차량 난립으로 인한 혼잡과 안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번 협업은 CJ대한통운의 중장기 전략에서도 의미가 크다. CJ대한통운은 전국 약 880개 물류센터와 290여개 배송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엑스박스의 물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단순 운송을 넘어, 특정 산업 환경에 최적화된 운영 시스템을 제공하는 플랫폼형 물류로 영역을 확장하는 셈이다.
이는 최근 CJ대한통운이 추진해 온 AI·데이터 기반 물류 고도화 전략의 연장선이다. 제조·유통을 넘어 전시·이벤트 산업까지 물류 효율화 대상이 확대되면서, 물류기업의 역할 역시 보이지 않는 인프라에서 운영 설계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코엑스 역시 이번 도입을 계기로 전시 운영 방식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전시 주최 측과 참가 기업을 대상으로 엑스박스 이용을 적극 권장하는 동시에 CJ대한통운과 함께 서비스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동욱 코엑스 베뉴사업본부장은 "전시물류는 행사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에 직결되는 핵심 요소다"라며 "엑스박스 도입을 통해 주차 혼잡 완화는 물론, 전시 참가 기업과 방문객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품질 향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갑주 CJ대한통운 더운반그룹장은 "전시물류 전 과정의 실시간 현황 관리와 전담 인력·시스템 구축을 통해 행사장의 안전성과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며 "코엑스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전시 환경에 최적화된 물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다"라고 첨언했다.
업계에서는 엑스박스가 코엑스를 넘어 다른 전시·컨벤션 공간으로 확산될 경우 전시 산업 전반의 운영 표준을 바꾸는 촉매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신기술 도입을 넘어, 전시물류라는 보이지 않던 비용 구조를 재설계하는 시도라는 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