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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피투자기업 1500곳 돌파…IPO 시장 '압도'

투자는 바이오·AI에 집중…산업은행, 누적 투자 1위

박대연 기자 기자  2026.01.19 13: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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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국내 비상장기업 투자 시장이 기업 수 기준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 투자받은 비상장기업 수는 1500곳을 넘어섰으며, 특히 연말인 12월에는 투자 활동이 집중되며 역대급 수준을 기록했다.

19일 유진투자증권이 발표한 '비상장기업 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투자받은 비상장 피투자기업 수는 스타트업레시피 기준 1534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과거 8년 및 5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IPO에 성공한 기업 수는 108곳으로, 비상장 피투자기업 수는 상장 기업 수의 11~14배에 달했다. 기업 수 기준으로 비상장 시장의 존재감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투자금액 측면에서는 다소 온도 차가 나타났다. 지난해 비상장기업 투자금액은 약 6조원 초반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과거 평균에는 못 미쳤다. 대규모 베팅보다는 선별적인 투자가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자금은 일부 분야에 뚜렷하게 집중됐다. 연간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헬스케어·바이오 부문이 1조5641억원으로 전체의 25.6%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소프트웨어(AI 포함) 부문이 1조391억원으로 2위, 제조·하드웨어 부문이 9172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피투자기업 수 기준으로는 소프트웨어(AI 포함) 부문이 272곳으로 가장 많았고, 헬스케어·바이오 부문이 185곳으로 2위, 푸드·농업 부문이 118곳으로 3위를 기록했다. 투자금액과 기업 수 모두 상위 3개 부문에 자금과 관심이 집중된 셈이다.

이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섹터가 상대적 강세를 보인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기술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AI 기업을 중심으로 비상장 단계에서부터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말 투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투자받은 비상장 피투자기업 수는 스타트업레시피 기준 225곳으로, 2017년 이후 동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비상장 투자금액도 평균을 웃돌며 IPO 공모금액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IPO 제도 변경으로 상장 일정이 지연됐던 기업들이 연말에 한꺼번에 투자와 상장을 병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말을 기점으로 비상장 투자와 IPO가 동시에 활발해지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투자 주체별로는 정책금융과 민간 자금이 동시에 움직였다. 누적 투자 건수 기준으로는 한국산업은행이 425건으로 1위, 케이비인베스트먼트가 403건으로 2위, 신용보증기금이 그 뒤를 이으며 3위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투자 건수 기준으로는 씨엔티테크가 165건으로 1위를 유지했고, 와이앤아처와 아주아이비투자, 인라이트벤처스 등 민간 투자사들이 뒤를 이으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초기·성장 단계 전반에서 민간 주도의 투자 활동이 꾸준히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TIPS 운영사를 통한 투자도 활발했다. 지난해 TIPS 운영사의 투자 건수는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며, 정책자금과 민간 투자가 결합된 구조가 비상장 투자 시장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비상장 투자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비상장기업 투자는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회수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거나 실패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정보 비대칭이 큰 만큼 개인 투자자일수록 산업과 기업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