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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 한계론의 균열'… 정원오 현상, 그리고 부산에 홍순헌

말의 정치보다 결과의 행정...기초단체장이라는 벽은 넘을까

서경수 기자 기자  2026.01.16 23: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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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정치권에서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칭찬 발언 이후 정 구청장은 정치권과 언론 관심에 이어,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각 언론사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정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내 박홍근·박주민·김영배·서영교 등 중량급 국회의원들이 이미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기초단체장 출신 인물이 광역단체장 경쟁의 중심으로 진입한 사례는 한국 정치사에서 드물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개인의 약진을 넘어, 그간 암묵적으로 작동해온 '선출직 서열'에 균열이 나타난 장면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나온다.

이 흐름은 자연스럽게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 "서울에 정원오가 있다면, 부산에는 그런 인물이 없는가"

◆ 비슷한 궤적을 그린 인물… '성동'과 '해운대', 결이 다른 도시

부산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근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직 부산시장 후보로 분류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많지만, 기초단체장 시절의 행정 성과와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정 구청장과 나란히 비교하는 시선이 형성되고 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중앙 정치 경력보다 도시 현장에서의 '결과'로 평가받아왔다는 점이다. 

다만 이들이 행정을 펼쳤던 공간의 성격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성동구는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하나다. 정 구청장은 준공업지역이던 성수동을 대규모 재개발 대신 제조·창작·문화 기능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편하며 ‘서울형 행정 모델’이라는 시선을 이끌어냈다.

반면 홍 전 구청장이 이끈 해운대는 부산을 넘어 국제적 인지도를 갖춘 도시 브랜드로 평가된다. 글로벌 관광지이자 국제영화제(BIFF), 마린시티·센텀시티 등 부산의 상징적 공간이 집적된 지역이다. 부산의 도시 이미지 상당 부분이 해운대에 의해 규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해운대구청장의 역할은 일반적인 기초단체장과는 결이 다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시 차원의 전략과 국제적 시선, 주거·관광·산업 이해관계가 동시에 교차하는 공간을 관리하고 설계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해운대에서의 행정 경험은 단순한 '구정 운영'을 넘어, 사실상 준(準)광역 수준의 도시 운영으로 받아들여진다.

  홍순헌, 해운대를 다시 설계한 4년의 흔적

홍 전 구청장의 4년 임기는 '관리'보다 '설계'에 방점이 찍힌 시기로 평가된다. 관광 중심지로 고착돼 있던 해운대를 주거·산업·생활 기능이 균형을 이루는 도시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해운대그린시티와 제2센텀 전략을 통해 산업과 일자리 축을 더하는 중장기 구상을 제시했고, 관광 위주의 행정에서 벗어나 주민 체감형 생활 행정을 강화했다는 점도 변화로 꼽힌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해운대의 도시 방향성을 재설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순헌의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는 퇴임 당일의 모습이 자주 언급된다. 당시 구청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청사 외벽에 현수막을 내걸며 아쉬움을 표했다. 정치적 연출이 아닌 조직 내부의 평가가 외부로 드러난 사례로, 그의 행정이 담론보다 현장과 실행에 방점이 찍혔다.

 총선 이후 달라진 정치 체급…전재수 전 장관, 부산시장 후보 변수

지난 총선에서 홍 전 구청장은 해운대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국민의힘 주진우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결과와 별개로, 행정가 출신 인물이 중앙 정치 무대에서 일정한 경쟁력을 보였다는 점이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 전 장관은 중앙 정치 경험과 부산 지역 기반을 함께 갖춘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최근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현직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통일교 사태 논란과 관련한 국회 특별검사 수사 결과에 따라 출마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여야 정치권에서 제기된다.

이 경우 대체 주자군으로는 홍 전 구청장 비롯해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 변성완 시당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최인호 전 의원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내정설이 나오면서 시장 출마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만약 '전재수 변수'가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이 다시 한 번 '행정 성과형 후보'를 주의 깊게 들여다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여당 중진 A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해양수산부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해양수도 부산'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정부 핵심 과제를 현장에서 뒷받침할 중책을 맡길 수 있는 인물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차례로 지내며 기초와 광역 행정을 모두 관통한 유일한 정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