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공개 석상에서 치켜세운 광주 서구 골목경제 정책이 기초의회의 졸속 예산 삭감에 흔들렸고, 소상공인들의 집단 반발 끝에 서구의원 3인은 뒤늦은 사과와 무기명 해명으로 책임을 흩뿌렸다.
광주 서구의 '골목경제119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12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국정설명회에서 전국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 앞에 앉아 골목페이를 포함한 서구형 골목경제 모델을 소개했고, 이는 현장성과 실효성을 겸비한 민생정책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중앙정부가 성과로 치켜든 정책은, 서구의회 문턱에서 해체됐다.
2026년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서구의회는 소상공인·골목상권 관련 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했다. 전체 삭감액 5억1000만여원 중 소상공인 관련 예산이 무려 90% 이상이다.
골목페이 예산은 18억원에서 14억원으로 축소됐다. 공공배달앱 소비 촉진 지원, 소상공인 역량강화 아카데미 운영도 예산 삭감으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2026년 서구는 선택과 집중으로 민생경제를 살리겠다고 나섰지만, 서구의회는 정반대 선택으로 민생경제의 위기를 더하고 있다.
결국 현장이 폭발했다. 광주소상공인연합회는 서구의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규탄에 나섰고, 골목페이가 실제 매출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하자, 예산 삭감을 주도한 김수영·고경애·오광록 의원은 각자의 방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김수영 의원과 고경애 의원은 최소한 실명을 걸고 "신중하지 못했다", "심려를 끼쳤다"고 말했다. 반면 오광록 의원의 답변서는 달랐다. 문서 어디에도 개인 이름은 없고, 서명란에는 '기획총무위원회 위원'이라는 직함만 남았다. 예산은 실명으로 잘랐지만, 책임은 단체명 뒤에 숨긴 셈이다.
세 답변의 결론은 같다. '판단은 부족했고 민심은 놓쳤다'는 것이다. 다만, 한 명은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밝히지 않았다. 정치적 책임의 온도차가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이번 사태는 서구의회에 분명한 과제를 남겼다. 사과는 종착지가 아니라 출발선이다. 이후 골목페이와 골목경제 예산을 정상화하고, 현장의 언어를 이해하는 의정활동으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들의 사과는 기록이 아니라 낙인으로 남을 것이다. 골목은 기억력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