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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스마트폰' 볼보의 다음 단계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 EX90·ES90 투입…인증중고차 비지니스 확대

노병우 기자 기자  2026.01.15 15: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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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볼보의 존재감은 더 이상 '안전한 차'에 머물지 않는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2026년을 기점으로 브랜드 정체성의 무게중심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제품에서 경험으로 옮기겠다는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 EX90과 ES90의 투입은 단순한 신차 출시가 아니라 볼보가 스스로를 어떻게 재정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선언에 가깝다.

2025년은 수입차시장 전반에 녹록지 않은 한 해였다. 고금리·고물가, 환율 변동성,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까지 겹치며 소비 심리는 위축됐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연간 1만4903대를 판매하며 수입차시장 4위 자리를 지켜냈다.

주목할 대목은 판매의 질이다. XC60(5952대)을 중심으로 △XC40(2849대) △S90(1859대) △XC90(1820대) 등 주력 차종이 고르게 버팀목 역할을 했고, 특히 XC40은 사용자 경험(UX) 강화와 인포테인먼트 개선을 통해 동급 세그먼트 연간 판매 1위라는 성과를 거뒀다. 플래그십 SUV XC90도 디자인과 승차감, 디지털 완성도를 끌어올리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볼보가 가격 경쟁이나 물량 공세가 아닌 체감되는 상품성을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쌓아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339% 증가했다는 수치는 단순한 성장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콤팩트 전기 SUV EX30(1228대)과 EX30 CC(161대)의 투입은 볼보의 전동화 전략이 시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볼보가 전기차 전환을 내연기관 대체가 아닌, 새로운 사용자 경험의 플랫폼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2026년 투입 예정인 EX90, ES90으로 이어진다.

볼보가 밝힌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의 핵심 키워드는 명확하다.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EX90과 ES90은 단순히 전동화된 대형 모델이 아니다. 코어 컴퓨팅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차량 성능, 안전 시스템,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비티가 하나의 통합 소프트웨어로 작동한다.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은 출고 이후에도 진화한다.

이 과정에는 △엔비디아(NVIDIA) △퀄컴 테크놀로지(Qualcomm Technologies) △구글(Google) 등 글로벌 IT 기업이 깊숙이 관여한다. 전통 완성차 브랜드였던 볼보가 기술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스스로를 '모빌리티 디바이스'에 가깝게 재정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차량은 더 이상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업데이트 가능한 플랫폼이 된다.

볼보식 프리미엄은 화려함보다 단순함과 직관성에 가깝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사용자 경험을 중심에 둔다. EX90·ES90은 이런 방향성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존 XC90·S90 하이브리드 라인업과의 병행 전략은 현실적이다.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이 아닌, 전동화 포트폴리오의 안정적 확장을 통해 패밀리카 수요까지 끌어안겠다는 계산이 읽힌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전략은 신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네이버 웨일 기반 차량용 브라우저 확대, 글로벌 Wi-Fi 인프라 고도화, OTA 기반 진단·업데이트 체계는 모두 소유 이후의 경험을 겨냥한다.

여기에 픽업·딜리버리 서비스, 서비스 프로세스 단순화, 인증중고차(볼보 셀렉트, Volvo Selekt) 네트워크 확장까지 더해지며, 볼보는 차량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단기 판매보다 장기 고객 관계를 중시하는 전략이다.

이윤모 대표는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금까지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변함없이 브랜드를 지지해주신 고객 여러분 덕분이다"라며 "신차 구매는 물론 소유 전 과정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가면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프리미엄이란 무엇인가?"

볼보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2026년 EX90과 ES90의 등장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다. 더 강력한 엔진도, 더 큰 디스플레이도 아닌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경험. 볼보는 이제 안전한 차를 넘어, 탈수록 진화하는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실험은, 이제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