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메르세데스-벤츠가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구매 및 협력사 품질관리 조직을 서울에 신설하며, 글로벌 공급망 전략에서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지역 사무소 개설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 주요 시장을 관통하는 구매·품질 관리의 전략 거점을 서울로 재배치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4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본사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구매 및 협력사 품질관리(Asia-Pacific Procurement and Supplier Management)' 조직 출범 행사를 열고, 해당 조직이 아태지역 공급망 협업을 총괄하는 핵심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 신설의 배경에는 한국 산업 생태계에 대한 명확한 평가가 깔려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이 고도화된 자동차 산업 인프라와 혁신적인 협력사 네트워크를 동시에 갖춘 시장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전동화 △반도체 △첨단 소재 등 하이테크 부품 분야에서 한국 공급망의 경쟁력이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요르그 부르저(Jörg Burzer)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국은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공급 기반을 갖춘 국가다"라며 "이번 조직 신설을 통해 기존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첨단 기술과 하이테크 부품 전반에서 새로운 협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단기적인 비용절감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 중장기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급망 전략의 전환으로 해석된다.
서울에 신설된 아태지역 구매 및 협력사 품질관리 조직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구매 및 협력사 품질관리 조직 산하에 편제된다. 운영 범위는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하되, 주요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포괄한다.
이 조직은 단순한 지역 관리 기능을 넘어 본사 글로벌 구매 조직과 아태지역 공급망을 연결하는 전략적 가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다시 말해, 서울은 이제 아태지역 내 구매 전략과 협력사 품질 관리가 교차하는 핵심 접점이 된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공급망을 단일 축으로 관리하기보다, 지역별로 분산·전문화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신설 조직은 △비즈니스 개발 △구매 △협력사 품질관리 세 개의 기능 단위로 구성된다. 구매 집행에 국한되지 않고 협력사 발굴과 품질 관리, 중장기 파트너십까지 포괄하는 구조다.
조직 총괄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내에서 구매 및 협력사 품질관리 분야 경험을 두루 쌓아온 슈테펜 마우어스베르거(Steffen Mauersberger) 아태지역 구매 및 협력사 품질관리 부사장이 맡는다. 글로벌 구매 조직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해 온 인물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서울 조직이 단순 지역 사무소가 아니라 전략 조직임을 명확히 하는 인사로 읽힌다.
출범 행사에는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도 참석해 한국 법인의 역할 확대에 대한 의미를 더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이번 결정은 한국을 판매시장이나 생산기지에 머무르지 않는, 글로벌 공급망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격상시키는 움직임이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oftware Defined Vehicle, SDV), 고성능 반도체 등으로 자동차 산업의 기술 장벽이 높아질수록, 완성차업체에게 공급망의 품질과 안정성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서울에 아태 구매·협력사 품질관리 조직을 둔 것은 이런 변화 속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산업 생태계를 장기 전략에 포함시키겠다는 신호다.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이번 조직 신설이 어떤 협력과 투자를 끌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