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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추심 선임 전부터 막는다…채무자대리인 제도 전면 손질

초동조치 강화·재추심 점검 확대…신청 요건도 완화

박대연 기자 기자  2026.01.14 14: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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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인테리어업을 운영하던 A씨는 급한 자금이 필요해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사채업자로부터 1300만원을 빌렸다. 월 5% 이자를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지만,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한 뒤에도 지연금 등을 이유로 추가 상환 요구가 이어졌다. 야간 전화 협박과 지인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겠다는 위협이 반복되자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했고, 채무자대리인 선임 이후 불법추심은 중단됐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법사금융과 불법추심이 확산되면서 이처럼 피해가 반복·장기화되는 사례가 늘자 금융당국이 채무자대리인 제도를 전면적으로 손질했다. 선임 이전 단계부터 개입을 강화하고, 선임 이후에도 추심 중단 여부를 관리하는 구조로 피해자 보호 범위를 넓혔다.

금융위원회는 14일 '2026년도 채무자대리인 선임지원 사업 운영 방안'을 발표하고, 불법추심이 선임 전·후 단계에서 되풀이되는 문제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채무자대리인 사업은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해 불법사금융·불법추심 피해자에게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를 무료로 선임해 대응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피해구제 제도다.

채무자의 가족이나 지인 등 관계인도 신청할 수 있으며, 불법추심자의 전화번호를 알지 못하더라도 SNS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아이디만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 창구는 금융감독원과 법률구조공단,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로 운영되며, 전용 직통번호도 마련됐다.

지난해 채무자대리인 지원은 총 2497명을 대상으로 1만1083건 이뤄지며 전년 대비 258%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대(33%)와 40대(26%) 비중이 가장 높았고, 20대 이하(25.2%)와 50대(13.3%)도 뒤를 이었다.


불법추심이 채무자대리인 선임 이전에도 이어진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금융당국은 선임까지 통상 10일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선임 전 초동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 문자 경고에서 나아가 금감원 직원이 불법추심자에게 직접 구두로 경고하고, SNS 기반 추심에 대해서도 즉각 대응에 나선다.

연이율 60%를 초과하는 반사회적 대부계약이 확인될 경우에는 금감원장 명의의 무효확인서를 발급해 원금과 이자에 대한 상환 의무가 없음을 통보한다. 온라인 협박이 폭행 등 물리적 위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경찰과 연계해 피해자 보호 조치도 병행한다.

채무자대리인 선임 이후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선임 통지 시 불법추심 재발에 대비한 대응 요령과 연락 가능한 대리인·담당자 정보, 피해 신고 절차를 함께 안내하고, 추심이 실제로 중단됐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점검 과정에서 재추심이 확인되면 법률구조공단의 즉각적인 경고와 함께 금감원을 통한 추심 수단 차단, 필요 시 수사기관 연계가 병행된다. 이 과정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전담자가 피해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조정한다.

신청 요건도 완화된다. 이달부터는 채무자대리인 지원 횟수 제한이 폐지돼 불법추심이 반복될 경우에도 제도를 다시 이용할 수 있다. 내달부터는 채무당사자가 직접 신청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가족이나 지인 등 관계인이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함께 제도개선이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준비하고, 피해 대응 방법에 대한 안내와 홍보도 이어갈 계획"이라며 "운영 현황을 점검하며 불법사금융 근절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