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소기업 5곳 중 4곳 이상이 인건비 절감이 아닌 내국인 구인난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생산성 확보를 위해 최소 3년 이상의 장기 근무 보장 제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 중인 중소기업 122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 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유로 '내국인 구인난'(82.6%)을 꼽은 응답이 '인건비 절감'(13.4%)보다 훨씬 높았다. 중소제조업체의 외국인력 의존도가 한계치에 다다른 결과다.
내국인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023년 89.8%였던 기피 응답은 2025년 92.9%까지 치솟았다. 현장에서는 열악한 작업환경과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복지 수준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외국인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인건비는 253.2만원으로 집계됐다. 기본 급여 216.5만원에 잔업수당 32.1만원, 부대비용 4.6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여기에 숙식비 39.6만원을 포함하면 기업이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은 292.8만원에 달한다. 응답 업체의 66.6%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숙련도는 근속 기간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입사 3개월 미만 인력의 생산성은 내국인 대비 66.8%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근무 기간이 늘어날수록 숙련도가 형성되어 3년 이상 근무 시 99.7%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대다수 기업이 장기 고용을 원하고 있다. 응답 업체의 94%는 안정적인 생산성 확보를 위해 최소 근무 기간을 '3년 이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근속연수가 쌓인 외국인 근로자에게 고숙련 직무를 맡긴다는 기업 비중도 2024년 29.5%에서 2025년 48.2%로 크게 늘었다.
외국인력 관리의 최대 걸림돌은 의사소통이다. 기업의 52.1%가 낮은 한국어 수준을 관리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이로 인한 작업 지시 오해와 생산 차질을 겪는다는 응답은 63.9%를 기록했다.
현행 고용허가제의 시급한 개선 과제로는 '불성실 외국인력 제재 장치 마련'(41.0%)이 1순위로 꼽혔다. 이어 '체류 기간 연장'(31.5%)과 '생산성을 고려한 임금 체계 마련'(25.6%) 등이 정책 과제로 제시됐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이 초기 낮은 생산성과 높은 비용을 감내하는 이유는 장기적 숙련 형성에 대한 투자와 기대 때문이다"라며 "산업 현장에서 인력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도록 외국인 근로자의 최소 근무 기간을 충분히 보장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