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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가장 작은 전기차 'EV2' 대중화의 시작

"가장 콤팩트하지만 가장 생동감 있는 모델"…1회 충전 주행거리 448㎞

노병우 기자 기자  2026.01.09 21: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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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아(000270)가 전동화 전략의 새로운 출발점을 꺼내 들었다. 브랜드 여섯 번째 전용 전기차 '더 기아 EV2(The Kia EV2, 이하 EV2)'다. 차급은 콤팩트하지만, 기아가 이 모델에 부여한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전기차 대중화'라는 오래된 숙제를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풀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기아는 9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 엑스포(Brussels Expo)에서 열린 2026 브뤼셀 모터쇼(Brussels Motor Show 2026)에서 EV2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글로벌 B세그먼트 전동화 SUV 시장을 겨냥한 모델로, 도심주행에 최적화된 크기와 차급을 뛰어넘는 공간·편의 사양을 전면에 내세운다.

EV2는 기아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를 가장 일상적인 형태로 구현한 전기차다. 전장 4060㎜의 콤팩트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전면부는 매끈한 후드와 볼륨감 있는 범퍼가 도심형 SUV 특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좌우 끝에 배치된 세로형 헤드램프와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기아 전기차 패밀리룩을 분명히 한다. 내연기관의 그릴을 대체한 차체 색상 패널과 조화를 이룬 '타이거 페이스'는 EV 전용 디자인 언어의 진화를 보여준다.

측면은 입체적인 숄더 라인과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 기하학적 휠 아치 디자인을 통해 콤팩트 SUV임에도 안정감 있는 비례를 완성했고, 후면부는 차체 가장자리를 따라 배치된 테일램프로 시각적 폭을 넓혔다.

GT 라인은 전용 범퍼와 19인치 휠, 블랙 하이그로시 디테일을 더해 EV2의 성격을 보다 역동적으로 확장한다.


실내는 EV2의 정체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공간이다. 기아는 이를 '피크닉 박스' 콘셉트로 정의했다. 단순히 예쁜 소형 EV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12.3인치 클러스터·5인치 공조·12.3인치 인포테인먼트를 하나로 묶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시각적 개방감을 키우고, 수평 레이아웃의 송풍구와 물리 버튼은 직관성을 살렸다. 크래시패드를 가로지르는 무드 조명은 1열 도어 트림까지 이어지며, 방향지시등과 연동되는 기능적 연출로 디자인과 UX의 결합을 강조한다.

2열은 슬라이딩 기능을 통해 레그룸을 최대 958㎜까지 확장할 수 있고, 973㎜에 달하는 헤드룸과 리클라이닝 기능을 더해 성인 탑승자도 여유롭게 수용한다. 러기지는 기본 362ℓ에서 최대 1201ℓ까지 확장되며, 동급 최초 15ℓ 프렁크까지 더해 실사용성을 끌어올렸다.


EV2는 롱레인지 모델 기준 61.0㎾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48㎞(WLTP 기준)를 달린다. 수치 자체보다 중요한 건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심리적 기준선을 명확히 제시한다는 점이다.

EV 루트 플래너는 충전소를 고려한 최적 경로를 안내하고, 플러그 앤 차지(PnC)는 케이블 연결만으로 인증과 결제를 끝낸다. 급속충전은 10→80% 기준 30분 내외다.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고객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셈이다.

주행 감각 역시 도심형 EV에 맞춰 조율됐다. 고출력 C-MDPS(컬럼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와 최적화된 스티어링 기어비는 골목길과 교차로에서의 민첩함을 살렸고, 후륜 커플드 토션 빔 액슬(Coupled Tortion Beam Axle)과 하이드로 부싱은 일상 주행에서의 승차감을 고려한 선택이다.


EV2에는 상위 차급에서나 볼 수 있던 ADAS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실내 승객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갖췄다.

여기에 실내·외 V2L, 100W USB-C, 기아 AI 어시스턴트, 디지털 키 2, OTA 업데이트, 펫 모드 등은 EV2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생활형 디지털 디바이스에 가깝다는 인상을 준다. 'HELLO=)'와 'HAVE A NICE DAY' 웰컴 메시지 역시 감성적 접근을 노린 장치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EV2는 가장 콤팩트하지만 가장 생동감 있는 전기차다"라며 전기차 대중화의 핵심 모델임을 강조했다. 

EV6·EV9이 기아 전동화의 상징이었다면, EV2는 확장에 가깝다.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는 문턱을 한 단계 더 낮추는 역할이다. 작은 차로 큰 시장을 노린다. EV2는 그 전략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낸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