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500선을 돌파하는 기록적인 랠리를 펼치면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 300조원 시대를 활짝 열었다.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핵심 테마 ETF들이 시장 전반의 양적 성장을 주도하며 시장 규모를 키우는 모양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ETF 시장 규모는 309조26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6월 100조원 돌파 이후 약 2년 반 만에 세 배로 몸집을 불렸다. 특히 200조원에서 300조원까지는 불과 7개월이 소요됐다.
이러한 성장의 발판은 지난해 기록적인 수익률을 거둔 국내형 테마 ETF들이 마련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고 집계한 결과 2025년 최고의 성과를 낸 상품은 'PLUS K방산'으로 177.06%라는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HANARO 원자력iSelect(175.29%), PLUS 글로벌HBM반도체(167.66%), TIGER K방산&우주(159.47%), KODEX AI전력핵심설비(147.84%) 등이 뒤를 이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력 설비와 반도체 슈퍼 사이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방산주 강세가 수익률로 직결된 결과다.
지난해의 뜨거운 열기는 올해 초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새해 들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상품은 'PLUS 우주항공&UAM'으로 연초 이후 30.33%의 등락률을 기록 중이다. 이어 TIGER K방산&우주(27.50%), SOL K방산(26.92%) 등이 상위권을 휩쓸며 방산과 우주 테마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역대급 강세장에 힘입어 지수 상승의 두 배를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 등이 21.32%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하락에 베팅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 등은 -18.37%의 손실률을 기록하며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최근 일주일간의 자금 흐름을 보면 투자자들의 '투트랙' 전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증시 하락 시에도 수익률 방어가 가능하고 매일 쌓이는 이자로 분배금 수요까지 충족시킨 'KODEX 머니마켓액티브'에 9563억원이 몰리며 유입 1위를 기록했다. 지수 급등에 따른 조정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대기 자금이 집중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TIGER 미국S&P500'(5612억원)과 'KODEX AI반도체'(5135억원)처럼 확실한 주도 섹터에는 여전히 강한 추격 매수가 이뤄지며 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증권가에서는 ETF가 이제 개인 투자자의 자산관리 필수 플랫폼을 넘어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핵심 수급 주체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 국내 증시의 실질적인 상승 동력은 ETF를 통한 금융투자 수급에서 나오고 있다"며 "ETF로 자금이 유입되어 증시를 지지하고, 이것이 다시 지수 상승을 자극해 시장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고 진단했다.
향후 주도 테마에 대한 낙관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CES 2026을 기점으로 실체가 확인된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열풍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가 차세대 시장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대차·삼성·LG 등 대기업의 개발 로드맵 구체화에 따른 핵심 부품 밸류체인의 강세와 소형모듈원전(SMR)을 필두로 한 전력 설비 분야가 미국 정부의 지원 및 글로벌 기술 협력에 힘입어 강력한 모멘텀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