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26년 자동차보험료가 5년 만에 인상 기조로 돌아설 전망이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요율 검증을 의뢰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최종 인상률이 1.3~1.5%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보업계가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나서는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기간 이동량 감소로 일시적 흑자를 기록하자, 손보사들은 이후 민생 부담 완화와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202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보험료를 인하해왔다. 그러나 누적 인하의 여파와 사고 1건당 손해액 증가가 겹치면서 자동차보험 손익 구조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자동차보험 부문 보험손익은 97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흑자에서 급격히 악화됐다. 손해보험협회 기준으로 지난해 11월까지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92.1%에 달한다. 업계가 보는 손익분기점 손해율이 80% 수준임을 감안하면, 구조적 부담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다만 손보사들이 당초 주장해온 인상 필요 수준과 비교하면 이번 인상폭은 제한적이다. 업계 내부에서는 자동차보험의 구조적 적자를 해소하려면 최소 2.5~3%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의무보험이라는 특성상 물가와 직결되는 데다, 금융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인상 폭이 1%대 초중반으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 추세를 감안하면 1%대 인상으로는 근본적인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책과 여론, 물가 부담을 고려한 절충안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번 인상 효과 역시 실제 실적에 본격 반영되는 시점은 연말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보험료 인상과 함께 할인 축소 가능성도 차주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료가 오르는 데다 각종 특약 할인 폭이 줄어들 경우, 체감 보험료 인상폭은 공식 인상률을 웃돌 수 있다. 업계에서는 "차주 입장에서는 보험료 인상과 할인 축소가 동시에 체감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손해율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 논의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자동차사고 경상 환자의 장기 치료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감독규정 개정을 예고했지만, 한의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제도 개선이 지연될 경우 손보사로서는 보험료 인상 외에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자본 규제가 손보업계 구조조정 논의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2027년부터 기본자본 킥스(K-ICS) 비율 50% 규제가 도입될 예정이고, 80% 권고치 역시 유지된다. 이는 주주환원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DB증권은 "기본자본비율 규제와 정리제도 정비가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50%를 밑도는 회사가 적지 않은 만큼, 중소 손보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이슈가 재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손보업계의 숨통을 틔워주는 '신호탄'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구조적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인상폭 속에서, 차주 부담은 현실화되고 업계의 중장기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